재공고에도 적임자 없어…"내부 발탁으로 문제 해소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의 일부 지자체 보건소장이 공석이어서 보건 방역 행정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신종코로나 퍼지는데"…전남 일부 지자체 보건소장 공석
2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정혜정 전 소장이 공로연수를 하게 되자 시는 보건소장 공모에 나섰다.

여수시는 지난해 12월 9∼20일 1차 공고에 나섰지만, 지원자가 없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재공고 했다.

재공고에 1명이 지원했지만, 서류 전형에서 탈락해 결국 신임 보건소장을 뽑지 못했다.

구례와 목포도 보건소장이 공석인 상태다.

구례군 보건의료원은 2018년 4월 의사였던 전임 보건소장이 명예퇴직한 이후 두차례 공고를 냈지만 보건소장이 없어 5급(사무관) 공무원이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목포시 보건소는 올해 1월 초 인사 후 4급(서기관) 공무원이 맡았던 보건소장 자리가 비어 있다.

목포에는 공중보건의 5명이 진료를 보고 있으며 보건소와 목포 시내 6개 병원에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장 공모에 지원자가 없는 것은 의사 면허 소지자 또는 보건·식품위생·의료기술·약무·간호 직렬 등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공무원만 자격요건에 해당해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연봉도 5천989만1천원에서 8천915만6천원까지여서 현실적으로 의사의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발탁하려고 해도 자격 요건이 까다롭고 행정 직렬은 지원할 수 없다.

여수시는 2차 공고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함에 따라 내부에서 발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4월이면 직무대리를 맡은 이주리 보건행정과장이 사무관에 승진한 지 4년을 넘겨 발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수시 보건소 관계자는 "전문직인 의사가 소장으로 오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내부에서 보건직을 중심으로 발탁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가 확산함에 따라 지역 보건소가 선별 진료소 역할을 하고 있어 보건소장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포나 여수는 도시형 보건소이고 지역에 종합병원이 다수 있어 일시적인 보건소장 공백으로 인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책임자 부재가 장기화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기원 여수시 행정지원국장은 "내부에서 보건소장을 발탁하려고 해도 자격 요건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보건소장 공석 여부와 관계없이 신종 코로나는 부시장이 상황대책반을 맡아 대응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여수시보건소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1일부터 여수공항과 여천역, 여수엑스포역 등에 발열 감지기와 직원을 배치했다.

여수 보건소는 4개 과에 보건지소 10곳, 보건진료소 28곳에 275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