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1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일본에서 현지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정보가 중국 정부에만 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공조에 허점이 발견되며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부천에 거주했던 관광 가이드인 49세 중국인 남성이 국내 12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업무상 일본에 체류하다 지난달 19일 입국했는데, 일본에 있는 동안 현지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같은 접촉 정보가 우리 정부에 통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은 12번째 환자가 일본 내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에만 통보했고, 우리 정부는 12번째 환자가 감염자인 일본 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자진 신고한 후에야 관련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12번 환자가 중국 국적이다 보니까 일본은 접촉자가 생겼다는 통보를 중국에 한 상태였다"라며 "환자의 신고를 받은 이후 일본 정부로부터 접촉자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허점이 발생한 이유는 일본과 한국 모두 출국 사실을 접촉자의 국가에만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접촉자 정보는 출입국이 아닌 국적에 근거해 해당 국가의 연락관에게 명단을 통보한다"며 "접촉자가 어느 비행기를 타고 어디로 가는지는 일본정부가 판단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으로 제3국에서 감염된 환자가 감염 정보 없이 국내에 추가 입국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정은경 본부장은 "입국할 때는 당연히 모든 검역을 다 받게 되기 때문에 검역에 대한 절차는 진행했을 것"이라며 "국적이 중국인이시기 때문에 어디를 가시더라도 아마 중국에 대한 여행력이나 문진이나 이런 것들은 다 진행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2번째 환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입국한 후부터 신고 전까지 11일 동안 지역사회를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은 역학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12번째 확진자, 일본인 접촉 사실 중국은 알고 한국은 몰랐다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