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현지법인 설립, 장학재단 설립해 600억 넘게 지원
맨손으로 '신발왕국' 건설한 기업인…박연차는 누구인가?
31일 별세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1945년 11월 밀양시 산골짜기에서 5남 1녀 중 넷째로 태어나 어려운 성장기를 보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박 회장은 1966년 월남전 파병군으로 자원입대해 1968년까지 44개월간 복무했다.

파병 시절 사업에 대한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면서 1971년 태광실업의 전신인 정일산업을 창업해 사업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1980년 태광실업으로 법인명을 전환하고 임종 직전까지 50여년간 그룹 경영에 힘을 쏟았다.

고인은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신뢰의 경영철학'을 실천하며 맨손으로 국내 신발 산업의 부흥기를 이끈 기업가로 평가받는다.

사업 초창기 시절 부도 위기에 따른 경영난 등 역경에도 이를 극복하고 1987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1994년에는 국내 신발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지법인 태광비나실업을 설립했다.

이후 2000년 베트남 명예영사 취임, 2003년 베트남 직항로 개설 등 지속해서 한·베 양국 교류 협력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며 민간 외교관으로서도 국익에 크게 기여했다.

박 회장이 베트남전쟁 때 2년간 파병 생활을 하며 현지 인력의 근면성과 저렴한 인건비를 확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주위의 만류에도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라며 도전한 것이 결실을 본 셈이다.

이후 태광실업은 2009년과 2010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우수 외국투자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베트남 투자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2006년 정밀화학회사 휴켐스 인수를 기점으로 박 회장은 신발을 넘어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현재 태광실업그룹은 신발을 비롯해 화학, 소재, 전력, 레저를 아우르는 1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또 2019년 기준 매출 약 3조8천억원에 임직원 10만여명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박 회장의 공헌도 남달랐다.

태광실업그룹은 1999년 재단법인 정산장학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외 국가 및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장학사업, 재난기금, 사회복지, 의료, 문화, 스포츠사업 등 현재까지 6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