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제주 4·3 등 아픈 현대사 담아
'여명의 눈동자' 노우성 연출 "두번 다시 그런 비극 없어야"

"두 번 다시 이 땅에서 그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공연장 문만 넘어가면 그 시대의 이념 갈등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어요.

사실 그대로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역사를 직시하면서 알고 있는 만큼, 생각하는 만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 것이 예술하는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
30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프레스콜에서 노우성 연출은 작품을 올리는 소감을 이렇게 밝히고 "이념 갈등의 출발이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 23일 재연 무대를 시작한 '여명의 눈동자'는 국민 드라마로 꼽히는 동명 드라마(1991)를 무대에 옮긴 작품으로, 지난해 3월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초연해 3·1운동 100주년 기념 바람을 타고 관심을 끌었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후반부터 한국전쟁 직후까지 세월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제주 4·3 등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응축한다.

일본군 위안부 '여옥', 조선인 학도병 '대치', 군의관으로 전쟁에 끌려온 '하림' 세 남녀의 삶을 통해 비극적 현대사를 돌아보게 한다.

노 연출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에 대해 "구조적인 부분이나 콘셉트는 초연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초연 때처럼 관객이 가까운 곳에서 역사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관람할 수 있게 고민했다"며 "대극장 무대의 깊이를 끝까지 이용했고, 배우들은 역사 현장을 실감 나게 전달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굉장한 거리를 뛰어다니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무대를 보면 비스듬하게 경사져 있다.

무대 안쪽 끝까지 거리가 꽤 길어 보인다.

다양한 시공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앙상블 군무를 역동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구조다.

또 무대 앞쪽에 만든 계단에서 배우들이 연기해 관객과의 거리가 한층 가까워졌다.

'여명의 눈동자' 노우성 연출 "두번 다시 그런 비극 없어야"

초연 때 '하림'을 연기한 테이는 이번에 '대치'로 출연한다.

그는 배역 선택 이유에 대해 "대치는 이해받기 쉽지 않은 인물인데 초연 때 정이 많이 갔다.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배역을) 하고 싶은 욕구가 맞아 대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치' 오창석은 이번이 뮤지컬 첫 도전이다.

그는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3∼4년 전부터 뮤지컬 출연 제안이 들어왔는데 고사하다가 이번에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며 "뮤지컬을 하다 보니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잘 도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역시 '대치'를 연기하는 온주완은 "최재성 선배의 대치와는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나만의 색깔로 어떻게 대치를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세 명이 연기하는 대치가 모두 달라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여옥'은 김지현, 최우리, 박정아가 연기한다.

김지현은 초연 때 강인하면서도 여린 여옥을 완벽하게 연기해 '인생 캐릭터'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처음부터 작품이 (가슴에) 푹 들어와서 운명처럼 거절할 수 없었고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달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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