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 한국콜마 연수원장 "새타령부터 BTS까지…유행가로 역사 돌아봤죠"
“유행가는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그 시대의 살아있는 역사를 담고 있죠.”

지난달 《유행가가 품은 역사》를 발간한 유차영 한국콜마 여주아카데미 운영원장(전무·61·사진)은 “유행가라는 벽돌 한 장을 차곡차곡 쌓다 보면 한국 음악 역사라는 커다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유행가가 품은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 100년 동안 유행한 노래 380곡을 선별해 당시 역사적 상황과 이념, 대중의 애환을 객관적으로 소개한 에세이다. 1894년 ‘새야 새야 파랑새야’부터 그룹 방탄소년단과 트로트 가수 송가인 씨의 노래까지 소개했다.

유행가를 역사로 풀어낸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유 원장은 “1953년 발표된 가수 현인 씨의 ‘굳세어라 금순아’는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를 배경으로 한 노래”라며 “피란민의 가슴 아픈 모습이 가사에 녹아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1983년 4개월 이상 생방송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설운도 씨의 ‘잃어버린 30년’도 시대를 대표하는 유행가”라고 덧붙였다.

유 원장은 직업군인 출신이다. 육군3사관학교 17기, 육군본부 장군 인사장교, 육군 재경근무지원단장, 합참 인사운영과장 등을 지냈다. 2014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을 마치고 전역했다. 이후 한국콜마홀딩스 전무와 함께 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 원장을 지낸 뒤 수필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1000쪽이 넘는 《유행가가 품은 역사》에는 유 원장이 30여 년간 수집한 자료들이 빼곡하게 들어 있다. 그는 “31세 때 상대적으로 정년이 짧은 직업군인으로 근무하면서 100세 시대에 맞는 나만의 무기를 마련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희소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무기를 찾다 보니 ‘유행가에 역사의 옷을 입히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부터 글쓰기에도 관심이 많았다. 군 복무 시절 《여명에 돌아온 전우》 《끝나지 않은 전쟁》 등 수필과 서사시 등을 출간했다. 유 원장은 “고등학교 때는 도서반장을, 사관학교 때는 전쟁사 관련 부장을 맡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의 애창곡은 명국환 씨가 부른 ‘방랑시인 김삿갓’이다. 그는 “남들 앞에서 노래도 곧잘 부르고 색소폰과 하모니카도 취미로 연주하고 있다”고 했다. 봉사와 유행가로 다음 인생을 준비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