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세번째 확진자 입원 명지병원 외래환자 반토막

수술 취소는 20%가량 ↑…"향후 일주일 큰 고비 될 듯"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세 번째 확진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의 외래 환자가 절반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구 명지병원장은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병원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설 명절 이전과 비교해 어제(28일) 외래 환자의 예약 취소가 50%나 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 취소는 설 명절 이전보다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지정 음압 격리병원을 운영하면서 신속하게 환자의 확진을 보고할 의무를 다한 대가는 혹독하다"며 "이미 명지병원은 일 년에 두 번씩 전염병 감염에 대한 모의 훈련을 하는 등 이런 상황을 대비해 왔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우한폐렴 세번째 환자의 의뢰를 받았을 때 준비된 훈련 덕분에 병원 환자들과 전혀 다른 동선으로, 공기조차 섞이지 않게 완벽하게 격리 치료를 한 것으로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우리가 안전하다 공표해도 우리 병원에 확진 환자가 입원해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환자들이 느끼는 공포는 정말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 역시 전염병과의 전쟁을 치르는 한 전사이지만, 무릎 관절의 수술을 책임지는 내 전공을 지켜야 할 임무가 있는데, 지난 6개월간 오늘을 기다린 환자의 수술 취소는 가슴이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환자들의 불안과 공포는 이런 상황에서는 존중해야 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불안과 공포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신종바이러스 감염 환자들이 어떻게 입원이 되고 격리 병상에서 치료받는지의 과정을 몰라서 생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병원에서 신종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하는 곳은 완전히 다른 공간인 응급실 밖 선별진료소다.

김 원장은 "이곳에서 환자를 응대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병원에 들어가지 않고 환자의 바이러스 검사를 마치고 기다리는 동안부터 음압 격리 병실에서 대기한다"면서 "병원과 전혀 다른 공간에서 대기를 하게 돼 시민들이 감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를 이송할 때 사용하는 이동 카트도 격리 시설이 돼 있고, 의료진은 완벽한 보호 장구로 환자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향후 일주일이 큰 고비가 될 듯한데, 모든 병원 구성원이 서로 도와 제대로 된 역할 분담을 통한 효율적인 전염병 관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고양시는 28일 지역 대형병원과 의료인이 함께 하는 '민관의료협력체'를 긴급 구축했다.

현장에서 직접 시민과 접촉하는 의료인의 지혜를 모으고 협조를 구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의료협력체에는 김진구 명지병원장, 김성우 일산병원장, 최원주 백병원 부원장, 백용해 동국대병원 진료부원장 등 고양시 4대 대형병원과 심욱섭 고양시의사회 회장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고양시에서 안타깝게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고 타 도시보다 의료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행동수칙에 따라 함께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