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포항 등 경북의 산업도시가 최근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의 생산기지 역외이전과 철강산업 위축으로 위상이 흔들리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경북 포항에는 2108년 2차전지 분야 중견기업인 에코프로가 1조원의 투자를 발표한 뒤 지난해 10월엔 에코프로BM이 양극재공장을 준공했다. 올해는 에코프로GEM이 배터리리사이클링 사업을 위해 수백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차전지 음극소재 분야에서 포스코케미칼이 2500억원, 지난 9일에는 GS건설이 리사이클링 분야에서 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경상북도에는 GS건설의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 이후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특구사업 참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구미에도 지난해 7월 LG화학이 경상북도, 구미시와 투자협약식을 하고 구미국가 5산업단지에 5000억원을 투자해 6만㎡ 규모의 2차전지 양극재 공장을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상생형 일자리정책으로 추진 중인 LG화학 구미공장과 연계해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와 셀·팩·장비·시스템 등의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박수원 구미시 경제기획국장은 “구미는 24개 2차전지 관련기업이 있어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고 말했다.경북도는 이 같은 투자 분위기를 살려 2차전지를 경북의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해 7월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포항에 사업비 1500억원 규모의 ‘가속기기반 차세대 배터리 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에 조성할 배터리파크는 포항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차세대 2차전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차세대 2차전지는 1회 충전 거리를 600㎞ 이상으로 늘리고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2차전지의 전해질 소재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연구개발이 핵심이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규제자유특구가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 원료 확보를 위한 것이라면 배터리파크는 미래 2차전지 시장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경상북도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배터리파크가 조성되면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에 3개의 전용 빔라인을 확보해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시험·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9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근거가 마련됐다”며 “경상북도에 배터리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반도체를 잇는 한국 대표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경북 포항시는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임대용지를 조성원가의 1%인 3.3㎡당 약 55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 2008년 이후 임대전용산단으로 지정된 경북 경산3과 영천, 밀양 사포 등의 임대료가 조성원가의 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올해 포항 블루밸리 임대용지에 입주하는 기업에는 3년간 임대료 50%를 지원한다. 입주 기업은 최장 50년간 임대할 수 있다.포항시의 이 같은 조치는 국토교통부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 포항지역의 경제 회복 등을 위해 지난해 10월 블루밸리 국가산단 일부를 임대전용산단으로 지정 고시했기 때문이다.포항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오는 3월까지 임대용지 50만㎡ 가운데 20만㎡를 분양하고 나머지는 상반기에 분양하기로 했다. 블루밸리 국가산단은 정부가 지난해 7월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자유규제특구로도 지정하면서 포스코케미칼과 뉴테크엘아이비, 피엠그로우 등 2차전지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다.LH는 2009년부터 남구 동해면·장기면·구룡포읍 일원 608만369㎡에 7360억원을 들여 소재부품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블루밸리 국가산단을 조성 중이다. 2023년 완공 예정이다.산단이 조성되면 자동차, 선박, 기계 분야 부품·소재업체가 입주해 27조원의 생산 유발과 8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포항시는 분석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차전지 소재에서 2차전지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완성해 포항을 전지산업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