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없어 법원에 빚을 탕감해달라고 요청하는 개인파산 신청이 1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조선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불황으로 울산, 경남 창원 등 지방 산업도시에서 개인파산이 급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수원지방법원 창원지방법원 등 전국 14개 법원에서 지난해 접수한 개인파산 신청은 4만5642건으로 전년(4만3402건)보다 2240건(5.1%) 늘었다. 2007년 이후 매년 줄다가 처음 반등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창원, 울산, 부산, 경기 수원 등 제조업체 밀집 지역에서 신청이 크게 늘었다. 창원지법 관할지역의 접수 건수는 지난해 3499건으로 전년 대비 18.7%(552건) 급증했고 울산지법은 11.9%, 수원지법은 9.9%, 부산지법은 7.4% 증가했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창원·울산·부산·수원지법 관할지역 경제의 주축인 조선기자재, 자동차 부품, 기계산업 등의 불황으로 지난해 중소기업 수천 개가 무너졌다”며 “실직한 근로자들이 재취업에 실패하면서 창원을 중심으로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