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이용객 6명 가운데 1명은 무임승차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로 인한 무임승차손실은 지난해 3709억원에 달했다. 무임승차 승객은 인구 고령화로 해마다 4~5%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만 65세 이상 이용자에게 요금을 매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고 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도시철도업무가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업무이고 노후시설 재투자 비용을 지원해주는 상황에서 운임손실까지 달라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노인 등 무임승차 손실 3700억
무임승차인원 매년 5% 증가

28일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언주∼중앙보훈병원역) 수송 인원은 지난해 기준 총 27억2625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746만9180명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 셈이다.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2호선 강남역이었다. 강남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14만1597명에 달했다. 2호선 홍대입구역(12만9199명), 잠실역(11만8244명)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이용객이 가장 적은 역은 9호선 둔촌오륜역(1529명)이었다. 2호선 도림천역(1979명)과 신답역(2048명)이 다음으로 적었다.

가장 승객이 많이 늘어난 역은 8호선 송파역이다. 헬리오시티 입주 영향으로 송파역의 하루 평균 수송 인원은 1만4982명을 기록했다. 전년(8661명)보다 73.0% 증가한 수치다.

호선별로 보면 2호선이 하루 평균 222만4548명을 실어 날라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2위인 7호선(하루 평균 104만1487명)보다 두 배 이상 많다. 2호선의 수송 인원 비중은 전체의 29.8%에 달했다.

서울 지하철, 노인 등 무임승차 손실 3700억
지하철 1~8호선의 무임수송인원은 전체(27억 명)의 15.5% 수준인 2억7400만 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보다 5%가량 늘어난 것이다. 운임으로 환산하면 약 3709억원에 달한다.

무임 승차자의 82.2%는 65세 이상 노인(하루 평균 61만6000명)이었다. 장애인(16.7%), 국가유공자(1.1%)가 뒤를 이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운임손실까지 지원은 무리”

도시철도사업자의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일부개정안은 2017년 발의됐지만 국회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국회 회기가 거의 지났고 기재부도 반대하고 있어 손실보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017년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2년 전국 도시철도공사의 무임손실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도시철도 업무는 법에 규정된 지방사무”라며 “서울시는 무임손실 때문에 안전투자를 못한다고 하는데 노후시설 재투자 비용까지 국고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노후시설 보수비용을 국고에서 보전해주는데 운임손실까지 달라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