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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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중국 내 환자 수와 사망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6일에는 하루새 사망자가 20명 이상, 확진자는 800명 이상 늘었다. 중화권과 해외에서도 우한 폐렴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 '우한 폐렴' 중국 내 확진자 급증…전 세계 확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7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 30개 성에서 확인된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2806명, 사망자 수는 81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수는 833명 급증했고, 사망자수는 25명 늘어난 수치다.

오래지 않아 중국 전역의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3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 미비로 인해 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내 우한 폐렴의 중증 환자는 461명, 의심 환자는 5794명에 달한다. 완치 후 퇴원한 환자는 51명에 그치고 있다.

사망자 발생 지역도 우한 등 허베이성 지역뿐 아니라 중국 각지로 확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인원 수도 전날보다 1만명 가까이 늘어난 3만279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3만453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중국 본토 밖에서도 우한 폐렴 환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해외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모두 44명으로 태국 8명, 미국 5명과 한국·일본·싱가포르·호주·말레이시아 각각 4명, 프랑스 3명 등이다.

중화권인 홍콩과 마카오, 대만에서 각각 확진자가 3명, 4명, 1명씩 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와 애리조나에서 추가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4번째 확진자가 나와 확산세가 지속됐다.

◆ 우한 봉쇄 전 500만명 탈출…중국 언론 "한국行 6430명"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 대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한 폐렴이 퍼진 후 우한이 봉쇄된 지난 23일 전까지 빠져나간 이들 중 한국으로 입국한 사람이 6430명이란 보도가 나왔다.

이날 중국 제일재경망에 따르면 중국 항공서비스 앱(운영프로그램) '항반관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

제일재경망은 바이두가 우한이 봉쇄되기 전인 지난 10∼22일 우한 지역 바이두 지도 앱 사용자의 동선을 분석했다. 바이두 지도 앱은 중국인의 절반에 육박하는 6억4400만명이 사용 중이다. 이에 지도 앱 분석을 통해 해당 기간 대략적인 우한 거주자의 이동 추이를 추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석에 따르면 우한에서 출발한 사용자 중 60∼70%는 우한시 인근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는 허난·후난·안후이·충칭·장시·광둥·베이징·상하이 등지로 옮겨갔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 중에는 충칭과 창사,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 이동이 많았다.

또한 제일재경망이 항공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한 탑승객의 목적지 상위 10개 도시는 모두 중국 주요 대도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월 22일까지 우한에서 출발한 탑승객 중 6만5853명이 베이징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 5만7814명·광저우 5만5922명·청두 5만4539명·하이커우 4만8567명·쿤밍 4만4751명·샤먼 3만9641명·선전 3만8065명·산야 3만1213명·난닝 2만9496명 등이 상위 10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로 떠난 우한 탑승객은 태국이 2만558명으로 가장 많았다. 싱가포르 1만680명, 도쿄 980명, 한국 6430명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저우셴왕 우한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춘제와 전염병 때문에 500만명 가량이 우한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우한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인원은 중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리커창, 우한 현지서 민심 수습…춘제 연휴 연장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 내 우한 폐렴이 확산일로를 걸으면서 직접 우한을 찾았다. 국가 최고 지도부가 우한 폐렴 관련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망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우한의 한 병원을 방문해 우한 폐렴 대응책 등을 점검하고 의료진과 환자를 위문했다.

리 총리는 마스크와 방호복을 착용하고 병원을 시찰했다. 원격 영상 음성 장비를 통해 환자와 대화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과 농업농촌부, 국가임초국 등 3개 부처는 이날 야생동물 거래 금지 공고를 발표했다. 중국 전역에서 야생동물 거래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시 처벌 수위가 한층 강화된다.

공고는 "농산물시장, 마트, 식당 등 어느 곳에서도 야생동물 거래는 위법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의료진 부족 문제 등에도 힘을 쏟는다. 중국 위건위와 재정부는 올해 우한 폐렴 방지와 치료를 위한 추가 예산 603억3000만위안(약 10조1700억원)을 배정했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도 허베이 지역 등 우한 폐렴 피해가 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전기세를 체납해도 당분간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우한 폐렴을 막기 위해 중국의 설인 춘제 연휴를 오는 30일에서 다음달 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전국 각 대학과 초·중·고교 및 유치원의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다.

국가 발전개혁위원회는 우한 폐렴 환자를 위한 임시 병원 설립에 긴급 예산 3억위안(약 505억원)을 투입한다.

중국 위건위는 '우한 폐렴 확산 방지를 위한 지역사회 공작 통지'를 발표했다. 외부인과 밀접 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청결 유지, 철저한 소독 등의 내용이 골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