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인천공항 위생소독용역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유입에 대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인천공항 위생소독용역 직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유입에 대비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국내 네번째 확진환자가 무증상으로 입국해 공항 검역을 통과했고, 방문한 첫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조기차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질병관리본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네 번째 확진자로 판정된 55세 한국인 남성은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한 후 지난 20일 입국했다.

네 번째 확진자는 입국 당시 기침이나 열 등 증상이 없는 상황이어서 공항 검역망에서 걸러지지 않았다.

또한 다음날인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조기에 격리 조치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당시 심평원이 전국 요양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감염병 발생 지역 방문자 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시 심평원의 의약품안전사용 서비스(DUR)가 정상 작동했거나 해당 환자가 우한 방문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면 네 번째 환자는 초기에 격리 조치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심평원은 질병관리본부의 입국자 명단을 활용해 지난 10일부터 감염증 발생지역 입국자 및 확진자의 접촉자일 경우 14일간 DUR 팝업창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전체 요양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시스템을 통해 우한 등 중국 방문자는 어느 병원을 가든 팝업 창에 감염지역 방문 환자라는 사실이 뜬다. 환자 접수와 진료 단계에서 확인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2차 방어막'은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네 번째 환자는 지난 25일에 38도의 고열과 근육통으로 의료기관을 재방문했을 때서야 보건소에 신고가 들어가 능동감시를 받았다. 이달 20일부터 24일까지는 보건당국의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입국 후 약 5일간 감시 공백이 생겼다.

이후 26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은 네 번째 환자는 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분당서울대병원으로 격리됐고 27일 우한 폐렴 감염자로 확진받았다.

심평원은 모든 요양기관에 다시 한번 주의를 당부했다. DUR 시스템으로 실시간 제공되는 '감염병 관련 국가 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전용 프로그램(ITS)'을 모든 요양기관이 설치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ITS는 오염지역 방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감염병 잠복 기간의 해외 여행력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