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따지며 인력·정보 부족한 경찰서에 사건 배당
'50대 사업가 살인' 조폭 부두목 8개월째 못 잡는 경찰

'50대 사업가 살인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을 경찰이 8개월 넘게 추적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을 즈음 당시 경찰 지휘부가 관할 구역을 따지며 3급서인 경기 양주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한 것이 사건 장기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26일 광주경찰청(광주청)과 경기북부경찰청 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5월 19일 광주 서구 한 노래방에서 공범 2명과 함께 사업가 A(57)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에도 납치 범행을 저지르고 장기간 검거를 피했던 전력으로 '도피의 달인'이라고 불리던 조씨를 추적한 것은 촌각을 다투던 일이었다.

사건 초기 수사를 주도했던 광주청과 광주 서부경찰서는 "조씨의 꼬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의욕적으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었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폭력조직인 국제PJ파를 관리대상으로 주시하고 있었던 광주 수사팀은 조직원을 압박해 조씨의 행적을 추적하거나 도피 행각을 도와주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과거 범행으로 5개월 넘게 도피하던 조씨를 검거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조폭 전문' 형사도 마침 광주 수사팀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경찰 지휘부는 광주 수사팀 대신 경기 양주경찰서에 이 사건을 맡겼다.

A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 양주서 관할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양주서가 이 사건을 수사할 인력과 정보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양주서는 각급 경찰서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3급 경찰서로, 각각 3개의 형사팀과 강력팀을 두고 있다.

24시간 당직 근무를 위해 평상시에도 각각 최소 3개 팀(주간·야간·비번)이 필요한 현실에서 조씨를 추적할 수사 인력을 추가로 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50대 사업가 살인' 조폭 부두목 8개월째 못 잡는 경찰

경기북부청 광역수사대 1개 팀이 지원에 나섰지만, 조씨를 돕거나 행방을 알만한 조직원, 정보원 등이 전무해 정보력에서도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조씨가 지난해 5월 24일 "광주에서 조사를 받게 해 주면 자수하겠다"고 가족을 통해 연락을 해왔으나,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할 문제를 따지다 조씨를 검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이후 경찰은 종적을 감춘 조씨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사건 6개월이 지나서야 광주 수사팀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광주청은 광역수사대 8명과 서부경찰서 강력팀 6명 등 모두 14명으로 사건 전담팀을 구성하고 뒤늦게 추적에 나섰으나 조씨의 행적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결국 경찰은 이달 1일 조씨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초기 조씨를 검거하지 못한 것이 공개수배까지 이르게 됐다"며 "시민들의 힘을 빌려 범인을 잡는 공개 수배는 결국 수사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의 제보와 공조 수사를 통해 조씨를 이른 시일 안에 검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씨와 함께 범행한 공범 2명은 상해치사 혐의로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건 당일 A씨를 태운 차량을 서울까지 운전해 준 조씨의 동생(59)도 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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