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서 식당 운영 송기섭씨 "13시간 알바 뛰던 시절 고마운 분들 많이 만나"
3년째 사비 털어 매달 어르신들 식사 대접…"어머니 떠올라"

자수성가한 뒤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않고 주변에 베푸는 이가 있다.

서울 구로동 등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송기섭(41)씨가 그 주인공이다.

25일 구로구에 따르면 송씨는 매월 말께 어르신 30∼50명을 자신의 식당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시작했으니 어느덧 3년을 꽉 채우고도 남는다.

1인당 1만3천∼1만5천원가량 되는 식비를 모두 스스로 부담한다.

송씨는 "주민센터 등과 논의해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을 모신다"며 "비용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고 웃었다.

정치에 뜻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그가 이런 봉사에 나선 것은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준 이들이 심어준 좋은 기억 덕분이다.

송씨는 경북 영주 산골 마을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직접 도시락을 싸고 밥을 차리면서 자연스레 요리에 능숙해져 요리사를 꿈꿨다.

조리학을 전공한 뒤 2002년 무작정 상경, 고시원에서 살며 호텔 주방 아르바이트로 꿈을 키웠다.

송씨는 "하루 12∼13시간 일했다"며 "그때야 제가 좋아서 일했으니 최저임금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고 열심히 지냈다"고 떠올렸다.

마음은 즐거워도 몸은 고되던 시절 일터에서 만난 은인들이 고마웠다고 한다.

송씨는 "무작정 서울로 와서 막막했는데 상사분들이 자주 불러서 밥도 사주시고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등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다"며 "그래서 나도 성공하면 반드시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후 꿈에 그리던 서울 강남의 대형 글로벌 호텔 요리사로 취직해 10년가량 실력을 연마한 그는 친구와 함께 식당을 열고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현재 사업이 번창해 여러 곳에 식당을 낼 정도로 성공했다.

송씨는 "어르신들을 보면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니 생각에 밥 한 숟갈, 고기 한 점이라도 더 챙겨드리고 싶다"며 "사업 규모가 커지는 만큼 더 많은 분께 보답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마치 홍보를 위한 것처럼 보일까 봐 어르신들을 모실 때 일부러 저 대신 직원들에게 대접을 맡기기도 한다"며 "상업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도록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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