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장애 '백석'과 엄마 '오순'…전문 보전 기구에 기증 추진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모자, 말레이시아로 이사하나…양국 논의

특별한 사연을 지닌 서울대공원의 오랑우탄 모자(母子)가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에 사는 오랑우탄 모자 오순(1968년생)과 백석(2009년생)을 5월까지 말레이시아 오랑우탄 보전 기구인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Bukit Merah Orangutan Foundation)으로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대공원은 작년 11월 부킷 미라 파운데이션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오랑우탄 보전 사업을 논의해왔다.

이달 초 이전 추진 계획을 마련한 데 이어 조만간 부킷 미라 파운데이션 관계자들을 국내로 초청해 구체적인 이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오랑우탄은 세계적인 희귀종이지만 대공원 측은 모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말레이시아 이전을 결정했다.

백석은 선천적 장애를 지난 오랑우탄이자 세계 최초로 고환 보정 수술을 받은 동물이다.

서울동물원 개원 100주년이던 2009년 5월 예정보다 한 두 달 일찍 세상 밖으로 나오다 보니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 의존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7월에는 '잠복고환'까지 발견됐다.

오른쪽 고환은 제자리에 있었지만, 왼쪽 고환이 배 안에 있었다.

게다가 태어날 때부터 엉덩이뼈가 뒤틀려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것도 추가로 확인됐다.

서울대공원 오랑우탄 모자, 말레이시아로 이사하나…양국 논의

백석은 만 두 살이 되기를 기다려 2011년 5월 서울의 한 비뇨기과에서 고환을 제자리로 돌리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나 백석은 보행 장애로 인해 지금도 전문적인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상태다.

엄마 오순은 오랑우탄 평균 수명(30∼40년)을 훌쩍 넘긴 고령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부킷 미라 오랑우탄 파운데이션은 아시아 오랑우탄 보전 기관 중 손꼽히는 곳으로 오랑우탄 전문 진료실과 입원실을 갖추고, 오랑우탄 재활과 치료의 노하우를 쌓아왔다.

대공원 측은 이런 점에서 부킷 미라 파운데이션이 오랑우탄 모자가 거주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랑우탄이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CITES)에 따른 국제멸종위기종(CITES 1급)이다 보니 기증까지는 거쳐야 할 절차가 남았다.

양국에서 수출입 허가를 모두 받아야 하고, 검역도 추가로 거쳐야 한다.

대공원 관계자는 "아직 이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5월까지 이전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측과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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