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외국어대와 부산외국어대 일본 관련 전공의 신입생 지원 경쟁률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9월 원서접수를 시작한 수시전형에선 경쟁률이 반토막 난 전공이 속출했다. 지난해 여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라 심화된 한·일 긴장 관계가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韓·日 무역갈등 영향"…대학 일본 관련학과 경쟁률 '뚝'
27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이 학교 학생부교과전형의 일본언어문화학부 지원 경쟁률은 4.2 대 1로, 전년도(11 대 1)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전형의 △융합일본지역학부(11 대 1→5.63 대 1) △일본어통번역학과(9.1 대 1→3.38 대 1) 역시 경쟁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일본언어문화학부(12.22 대 1→8.47 대 1) △융합일본지역학부(12.5 대 1→9.13 대 1) △일본어통번역학과(13.18 대 1→10.6 대 1) 등 일본 관련 전공 지원이 눈에 띄게 줄었다. 논술전형에서도 일본어통번역학과를 제외한 나머지 전공은 경쟁률이 30%가량 하락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다른 전공과 달리 1년 만에 일본 관련 전공 경쟁률만 큰 폭으로 떨어진 현상은 일본과의 무역 갈등을 빼놓고선 설명이 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당시의 국제 정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외대 사정도 마찬가지다. 부산외대 학생부교과전형의 일본창의융합학부 지원 경쟁률은 2019학년도 5.31 대 1에서 2020학년도 2.64 대 1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학생부종합전형 등 다른 수시 전형을 통한 지원 경쟁률도 크게 하락했다.

양국의 무역 갈등 여파는 학원가에도 미쳤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는 한국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일본 유학 전문학원 관계자는 “단기 어학연수를 가려는 학생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무역 갈등의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