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김정은 상대 손배소 낸 국군포로들 "명예회복이 목적"

북한 정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80대 국군 포로들이 "이번 소송의 목적은 명예회복"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김도현 부장판사는 21일 한모 씨 등 2명이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심리했다.

피고 측을 대리해서는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공시송달 절차를 밟아 열렸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고 재판을 진행하는 제도다.

한씨 등은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군의 포로가 돼 정전 후에도 송환되지 못한 채 내무성 건설대에 배속돼 노동력 착취를 당했다며 2016년 10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1953년 9월 내무성 건설대에 배속됐다가 1956년 6월 북한 사회로 복귀하기 전까지 약 33개월간의 겪은 정신적, 재산적 손해 중 2천200만원을 북한과 김 위원장이 배상할 것을 청구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위원장의 채무 상속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포로의 송환을 거부하고 강제 노역을 시킨 행위가 불법 행위임을 증명할 근거가 있는지, 국방부에서 지급받은 급여와 손해배상 청구 범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등을 정리해달라고 원고 측에 요청했다.

원고 측은 한씨 등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하면 함께 국군포로로 생활했던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씨 등이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진술한 자료를 국정원이 주지 않고 있다며 정보공개청구 소송 또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고 측은 승소할 경우 조선중앙티비의 저작권료 등 국내에 있는 북한 자산에 대해 강제 집행 절차를 밟아 받아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씨는 재판 후 "국가에서 고생했다고 보상도 받았고, 돈 몇푼 더 받자고 소송하는 것이 아니다"며 "사실인정과 명예회복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씨 등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물망초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국군 포로들이 북한 등을 상대로 제기한 첫 소송으로, 승소할 경우 다른 국군 포로들에 대한 소송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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