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 기간 여러 차례 걸쳐 업무과 관계없이 이뤄진 카풀·대리
부하직원에 카풀·대리운전 강요 군무원…법원 "감봉3개월 마땅"
부하직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카풀과 대리운전을 강요한 군무원의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은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1부(성지호 부장판사)는 육군 모 부대 소속 군무원 A씨가 부대장을 상대로 낸 '감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패소 판결을 했다고 21일 밝혔다.

7급 군무원인 A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9급 군무원인 B씨에게 4∼6차례 카풀과 한 차례의 대리운전을 요구했다.

또 다른 후임 군무원 C씨에게 퇴근길 카풀을 요구하고, 이튿날 출근길에는 군무원 D씨에게 오전 5시 40분부터 4∼5차례 태워 달라고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자 결국 C씨에게 다시 전화해 카풀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8년 10월 A씨는 회식 후 후임 군무원들에게 전화해 자신을 데리러 오라고 지시한 뒤 술에 취한 자신을 대신해 군무원 B씨에게 대리운전하도록 했다.

A씨의 이 같은 강요 행위는 부대 특별진단 설문 중 후임 군무원들의 진술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후임 군무원들은 'A씨가 카풀하는 동안 차에서 흡연하고 남 흉을 봐 불쾌했다.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될지 모르나, 당사자로서는 언제 걸려올지 모르는 전화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피해 내용을 진술했다.
부하직원에 카풀·대리운전 강요 군무원…법원 "감봉3개월 마땅"
국방부 훈령에는 '군무원이 사적인 목적을 위해 후임 군무원을 운용하거나 지시하는 행위를 할 경우 이는 직무상 의무에 위반한 것으로 성실의무 위반의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일로 A씨는 지난해 3월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항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카풀은 흔쾌히 응한 것이고 회식 후 술을 마신 나를 대신해 선뜻 운전해 주겠다고 한 것이지 카풀과 대리운전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비위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감봉 3개월은 지나친 징계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고보다 직급이 낮은 군무원들은 혹시 모를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진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매우 구체적이고 신빙성도 있다"며 "비위 유형이 직권 남용은 아니더라도 성실의무 위반 사유에는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하직원들에게 상당 기간 여러 차례 업무와 관계없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카풀·대리운전을 요구했다"며 "불이익 걱정에 원고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원고의 비위가 가볍지 않고 징계 처분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