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휘발·탈색된 기록물 528매 복원…독립운동가 활동상 등 발굴 기대
위폐 판별기술로 글자 사라진 조선총독부 형사기록 등 복원
조선총독부 형사기록물 등 오랜 시간이 지나 글자가 사라진 국가기록물 500여매가 위조지폐 판별 기술을 통해 복원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글자가 휘발되거나 탈색돼 내용을 읽을 수 없었던 국가기록물 528매를 디지털로 복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기록물은 1940년대에 생산된 조선총독부 형사사건부 153매와 1960∼1970년대 만들어진 감사원 문서 375매 등이다.

이들 문서는 침수나 용지 재질 때문에 글자가 탈색되거나 휘발돼 내용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해결방법을 고민하던 국가기록원은 이들 문서 제작에 쓰인 잉크가 성분에 따라 특정 파장의 빛에 반응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문서감정·위조지폐 판별 전문장비인 이미지비교감식기(VSC)를 도입했다.

이미지비교감식기는 적외선·자외선·가시광선 등 다양한 광원을 쬐어 그에 따라 달리 반응하는 숨은 그림·문자를 식별하는 특수 장비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은행, 미술관 등에서 위변조 감정에 폭넓게 쓰이는데 국가기록물 복원에 활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국가기록원은 설명했다.

기록원은 물에 젖어 탈색된 형사사건부 153매에 이미지비교감식기로 적외선과 자외선을 비춰 532건의 사건 제목과 피의자 인적사항 등 중요 내용을 되살렸다.

감사원 문서는 종이 특성상 글씨가 대부분 휘발됐지만 역시 필기 재료를 고려해 자외선을 투사한 결과 내용을 복원할 수 있었다.

국가기록원은 복원된 내용을 분석하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의 흔적 등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른 총독부 기록물과 1960∼1970년대 법무부 수용자신분증 등 휘발·탈색된 다른 기록물의 복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휘발·탈색 기록물의 보존과 복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공기관과 민가에 공개할 방침이다.

위폐 판별기술로 글자 사라진 조선총독부 형사기록 등 복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