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가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부족해 ‘외딴 섬’ 같다는 주민이 많았습니다. 과학 대중화와 지역사회 교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과학자들이 뭉쳤죠.”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왼쪽 두 번째),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세 번째), 정용환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회장(네 번째),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여섯 번째) 등 벽돌한장 회원들이 ‘찾아가는 과학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왼쪽 두 번째),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세 번째), 정용환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 회장(네 번째),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여섯 번째) 등 벽돌한장 회원들이 ‘찾아가는 과학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용환 따뜻한 과학마을 벽돌한장(벽돌한장) 회장은 “벽돌 한 장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벽돌이 쌓이면 거대한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며 “따뜻한 마음을 품은 회원들의 노력으로 마을을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대덕특구의 과학자들과 시민이 함께하는 재능기부단체 사단법인 벽돌한장은 2013년 출범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과학 대중화를 위한 ‘과학마을 이야기’. 전문가를 초청해 매달 두 번째 화요일에 대전 유성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에서 진행한다. 시민들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혁신과 클러스터, 그리고 가치), 문경수 탐험라이프스타일연구소 대표(화성 탐사에 대한 지구인들의 꿈 이야기), 박석신 화가(잡스가 삶을 바꾼다) 등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주민 반응도 뜨겁다. 인근 세종과 청주에서 매달 찾아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정 회장은 “10대부터 80대까지 평균 80여 명이 참석한다”며 “블랙홀 관련 강의를 듣기 위해 전북 전주에서 중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온 학부모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대전·세종권 학교에서 ‘찾아가는 과학여행’도 열고 있다. 그는 “바이오, 원자력 등 각 분야 전문가 8~10명이 학교를 방문한다”며 “학생들이 원하는 전문가를 선택해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대덕특구와 인연을 맺은 과학자, 기업인, 시민 등 150여 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정 회장은 1985년 원자력연구원에 들어와 벽돌한장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2015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스타 과학자로 꼽힌다. 그는 “20대 시절부터 원자력연구원에서 근무해 벌써 30년이 넘었다”며 “대덕의 많은 과학자에겐 이곳이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임현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정흥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함진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분야별 유명 과학자들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벽돌한장의 소통 문화는 대덕특구 내부의 분위기도 바꾸고 있다. 정 회장은 “대덕특구 안에 있어도 연구소마다 울타리를 치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며 “벽돌한장을 통해 여러 분야의 과학자가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