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소속 기관사들이 21일부터 사실상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안전본부장(사장 직무대리)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측이 밝힌 21일 열차운전업무 지시 거부는 정당한 쟁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하철 노사가 이처럼 갈등을 빚는 이유는 '승무시간 조정' 때문이다. 지하철 기관사들이 사측으로부터 하루 평균 4시간30분에서 4시간42분으로 12분 운행시간을 늘리라는 지시를 받자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노조 측은 지난해말 체결한 임단협 결과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승무시간 조정에 관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적이 없고, 기존에 있었던 취업규칙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한 서울메트로는 1999년 노사합의서에 운전시간을 '4시간42분'으로 한다는 규정이 있고, 지하철 5~8호선을 맡았던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취업규칙에 마찬가지로 '4시간42분'이 명시돼 있었다는 것이 사측 주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취업규칙에 따라 운전시간을 연장했으며 승무 인력의 안정적인 운영과 예비인력 확보 등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공사가 기관사들의 운전시간을 늘린 건 공사 직원들간의 '초과근무수당 배분' 탓이 크다. 공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초과근무수당은 약 129억원이었는데 이 중 95.9%인 약 125억원이 승무분야에 지급됐다. 총액인건비제로 운영되는 탓에 인건비가 고정된 상태에서 승무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돼 다른 분야에서는 수당 대신 휴일을 받는 식으로 양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공사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승무원이 휴가를 쓰면 대체근무자에게 대무수당(초과근무수당)을 주는데, 근로시간 중 대기시간을 줄이고 운전시간을 늘리면 실제 운행 투입인원이 줄어 (승무분야에 집중되는) 대무수당을 다른 분야에도 배분할 수 있다"며 "이번 운전시간 조정은 공사 직원에게 수당을 정당하게 배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이번 조치로 40억~50억원의 기관사 초과근무수당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운전시간을 늘리면 기관사가 21일부터 운행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최 본부장은 "설 연휴 귀성객 등 열차 사용이 절실한 만큼 파업예고일 전까지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합의안을 꼭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업무 지시 거부까지 간다면 퇴직 기관사와 본사 직원 중 기관사 자격증이 있는 직원, 경력직 등으로 대체인력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