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준 인구 연초에 다시 원상회복…순천시 "위장전입 드러나면 고발"

일부 지자체의 과도한 인구 늘리기 경쟁에 전남 순천시의 인구가 연말에 줄었다가 연초에 다시 늘어나는 '고무줄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순천시는 인근 광양시가 '인구 빼가기'를 하면서 위장 전입 사례도 있을 것으로 보고 고발 등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

"인구 빼가기 그만"…순천시 '고무줄 인구' 해마다 반복
16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8만1천534명에서 11월 28만1천227명, 12월 27만9천598명으로 두 달 사이 1천936명이 줄었다.

연초 들어 광양과 여수시로 빠져나갔던 인구가 되돌아오면서 순천시 인구는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인다.

2일부터 15일까지 순천으로 전입한 인구는 1천573명으로 나타났다.

2개월간 줄어든 인구가 보름도 채 안 돼 원상회복된 셈이다.

반대로 인접 광양시는 연말까지 인구가 늘었다가 연초에 쑥 빠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광양에서 다시 순천으로 들어온 것으로 순천시는 추정한다.

광양시와 가까운 순천시 왕조1동은 연초부터 전입 신고를 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정산과 취학 아동 입학에 필요한 증명 발급 등 행정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와 맞물려 20∼30명이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왕조1동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4만713명에서 12월 말까지 343명이 빠져나갔다.

새해 들어 10여일 만에 광양과 여수에서만 127명이 전입 신고했다.

매년 연말이 되면 인근 지방자치단체 간 인구 빼가기가 행정력 낭비의 주범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인접 지자체를 왔다 갔다 하는 시민들도 동사무소 방문 등 번거롭기는 마찬가지다.

순천시는 '연말·연초'에 반복되는 인구 전쟁에 배경에 인근 지자체의 인구 빼가기 정책이 있다고 보고 주민등록 사실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실제 순천에 거주하면서 다른 곳에 주소지를 둔 '위장전입' 사례는 고발 등 행정조치도 고려 중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일부 이웃 지자체가 인구 늘리기가 근시안적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애꿎은 시민이 실정법 위반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