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준비위서 밑그림 그려 이르면 올해 하반기 공론화위 구성

전주시가 옛 대한방직 부지(23만여㎡) 개발을 논의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전 단계로 사전준비위원회를 3월쯤 우선 가동할 계획이다.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논의 시작…공론화위 앞선 준비위 곧 가동
최무결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16일 "공론화위원회에 참여할 위원 선정, 회의 내용과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사전준비위원회를 우선 구성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3월쯤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특히 시의 입장을 배제하기 위해 준비위원은 물론 공론화위원 선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지 개발에 대한 여론이 찬반이 팽팽한 만큼 준비위에는 갈등조정 전문가를 비롯해 시민단체 관계자, 시·도의원, 언론인 등 각계에서 10명가량이 참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역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해당 부지 개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는 사전준비위의 밑그림이 그려진 뒤 이르면 하반기에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원회는 도심 한복판에 자리했던 대한방직의 이전으로 '대형 공터'가 되면서 그동안 해당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을 찾고자 태동하는 것이다.

대한방직이 2015년 이 용지 매각 공시를 하자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양컨소시엄이 나섰지만 결국 손을 뗐다.

2차 협상자였던 부영그룹도 사업을 철회했다.

전주시가 부지의 용도변경(공업·녹지용지→상업·주거용지)에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17년 자광이 이 부지를 약 2천억원에 사들인 뒤 총 2조5천억원 규모의 대형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논의 시작…공론화위 앞선 준비위 곧 가동
세계 7위에 해당하는 143층(430m) 높이의 익스트림 타워를 비롯해 60층짜리 3천세대 규모의 아파트, 호텔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광은 토지용도 변경에 따른 특혜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도로와 공원 등 공공용지를 시에 기부채납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전주시가 외곽에 건립하려는 야구장과 육상장 등(750억원) 공공시설도 대신 건립해주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1만7천㎡ 규모의 복합문화센터도 건립, 시에 기부하겠다는 계획까지 덧붙였다.

2천억원짜리 땅을 마냥 깔고 앉아 있기에는 대출 이자 등 금융부담이 크기 때문에 줄 수 있는 것은 다 내주는 '통 큰 기부'를 통해 시로부터 용도변경을 끌어내서 개발 시기를 한시라도 앞당기려는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둘로 갈린다.

양질의 일자리와 고액의 지방세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자광의 개발계획에 찬성하는 측과 장기적 도시계획과 맞지 않아 난개발의 우려가 있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개발이익을 자광에 헌납하는 특혜성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반대 측의 논리가 3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특히 "2천억원에 매입한 땅이 용도 변경되면 5천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사업 승인이 이뤄지고 나서 자광이 사업을 포기하고 땅을 팔아 수천억 원의 시세 차익만 챙겨 철수하는 이른바 '먹튀' 우려가 있다"며 자광의 사업 추진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논의 시작…공론화위 앞선 준비위 곧 가동
이에 전주시는 '개발 불가'였던 애초 입장에서 선회,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사유지 개발에 대한 지자체의 공론화는 이례적이다.

흉물로 방치된 이 터를 더는 그냥 둘 수 없는 탓에 그동안 제기된 특혜의혹을 종식하면서 각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물어 최적의 개발방안을 담아내겠다는 구상이다.

최무결 전주시 생태도시국장은 "옛 대한방직 부지를 언제까지 그냥 둘 수는 없는 만큼 합리적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공론화위원회가 사회적 갈등을 최소하고 특혜 논란을 차단하는 등 공정한 논의를 통해 올바른 방향을 정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