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육군 부사관인 남성 군인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여군으로 나머지 복무를 마치겠다고 나서 창군 이래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전환 수술을 한 A하사의 군 복무 허가를 촉구했다. 센터와 육군 등에 따르면 A하사는 경기 북부 한 부대에서 전차 조종수로 복무 중이었다. 지난해 6월 A하사가 국군수도병원에서 ‘성별 불쾌감’(자신이 다른 성별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성전환을 결심하게 됐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A하사는 소속 부대에 성전환 수술 의사를 밝혔고, 지난해 겨울 휴가를 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마쳤다. 현재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이며, 법적인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관할 법원에 허가를 신청했다.

성전환 후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A하사와 달리 군은 전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A하사가 복귀한 후 받은 군 병원 의무조사에서 ‘심신 장애 3등급’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군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군 병원의 의무조사에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으면 전과 및 공무수행 관련도 등을 따져 전역심사를 받아야 한다.

센터는 “육군은 A하사를 의무심사한 뒤 이달 22일로 예정된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당사자를 포함해 소속 부대도 A하사가 계속 복무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전향적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