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김민기 원장 제안 서울시가 수용

지난해 '태움'(의료업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서울의료원이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직원 공간을 신축하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다.

아울러 장기 발전 차원에서 응급의료센터 증축을 추진한다.

서울의료원은 김민기 원장이 퇴임 전 이 같은 제안을 서울시에 전달했고, 서울시가 수용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의료원은 우선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직원행복동'을 신축한다.

직원행복동에는 직원 기숙사, 휴게실, 어린이집, 교육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의료원은 아울러 유사 동종기관과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내년 임금 인상을 추진한다.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와 협의해 채용·평가 등 행정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의료 서비스 질 개선과 관련해서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해 응급의료센터 증축을 진행하기로 했다.

의료원은 또한 2021년 공공암센터 구축을 목표로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방사선 치료 선형가속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올해 응급의료센터 증축을 먼저 추진하고 기존 응급실이 빠져나간 자리에 공공암센터를 만들 계획"이라며 "직원행복동 신축은 권역응급의료센터와 함께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7년 반 동안 서울의료원을 이끌어온 김민기 원장은 지난해 태움으로 인한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20일 정식으로 물러난다.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약 한 달 반이다.

퇴임식은 전날 열렸다.

김 원장은 "지난 한 해 어려운 일과 갈등으로 병원이 힘들었지만, 상처를 잘 치유하고 더 좋은 일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의료원, 직원공간 신축·응급의료센터 증축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