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벌금형 원심 판결 확정…의원직은 유지
이정현 무소속 의원/사진=연합뉴스

이정현 무소속 의원/사진=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이정현(62) 무소속 의원에 대해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로써 방송법 제정 32년 만에 첫 유죄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 (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방송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의원에 대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방송편성에 관한 간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판결에 따라 이 의원은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야 직을 잃게 되는데, 이 의원의 경우 벌금형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수석을 역임할 당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방송 편성에 간섭하고 특정 뉴스 아이템을 빼게 하거나 보도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 전 국장에게 사적인 부탁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방송 편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실제 방송편성에 영향이 없었으므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의원의 방송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방송법은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어떤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1심 재판부는 "공영방송의 보도국장을 접촉해 방송 편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고 한 범행"이라며 "이 의원은 범행 자체가 민주주의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인식과 행위였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의원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구조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비판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실제 방송 편성에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벌금 1000만 원 감형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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