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입국 러 선주 혐의 부인…추가증거 확보도 어려워 수사 난항
선주 오히려 미국 위성사진 조작 주장…그 사이 선박은 폐기돼 고철로
해경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사건 검찰 송치"
대북제재 위반 의혹 제3국 선박 조사 수개월째 제자리걸음

유엔이 결의한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출국 정지된 석유제품운반선 선주와 관련한 해경 조사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장기화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지난해 3월부터 파나마 선적 1천14t급 석유제품 운반선인 카트린호 선주인 러시아인 K 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카트린호는 2018년 7월 17일 북한 청진항에서 안보리 제재 선박인 금진강 3호에 석유제품을 옮겨 싣는 등 2018년 7∼12월 3차례에 걸쳐 북한 선박에 석유제품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K 씨는 지난해 3월 1차 조사를 받고 러시아로 돌아간 뒤 해경의 거듭된 재입국 요청을 거부하다가 두 달 뒤인 5월 초 부산에 와서 조사받고 있다.

해경은 현재까지 K 씨 출국 정지 기한을 여러 차례 연장하면서 조사를 이어오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는 K 씨는 석유제품 환적과 관련해 미국 측이 제공한 위성사진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등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한 조선소에 계류됐던 카트린호는 K 씨 요청으로 지난해 7월 폐기됐다.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 주요국들과 협의를 거친 데 이어 고철로 폐기해도 조사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판단에서 이를 승인했다.

외교부는 당시 대북제재 위반으로 선박이 억류되면 폐기까지 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선박 폐기로 K 씨가 받은 돈은 3천만원 정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K 씨 혐의 입증에 필요한 추가 증거가 나오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카트린호에 설치됐던 인공위성 이용 선박 위치 확인 장치인 'GPS 프로터'는 처음부터 저장기능이 꺼져있었고, 용량마저 초과해 복원이 불가능했다.

해경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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