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서 배심원 전원 무죄 평결
같은 혐의 전 씨는 벌금 50만원 '선고'
"인스타그램에 전 부인 신상 올린 것은 명예훼손"
배드파더스 운영진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 배드파더스 홈페이지)

배드파더스 운영진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 = 배드파더스 홈페이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의 운영자가 처벌을 면했다.

15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드파더스 운영자 구 모씨에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구 씨는 2017년 10월~2018년 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로 제보받은 사람들의 얼굴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직업 미지급 양육비 등 정보를 배드파더스에 올려 사이트 운영에 관여했다.

배드파더스에 정보가 공개된 부모 5명이 구씨를 고소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30분에 시작된 재판은 오후 9시30분이 돼서야 끝났다. 배심원은 이날 새벽 12시40분께 무죄 평결을 내놨다.

검찰은 구씨가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들의 정보를 온라인에 올린 것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했다고 봤다. 검찰은 "공소사실과 관련해 '무책임한 아빠들, 엄마들'이라는 제목하에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있지만, 이들의 실명 주거지 연락처 나이 등 각종 신상공개를 무단으로 온라인에 게재한 것은 지극히 비방의 목적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적권한이 없는 이들은 신상공개한 피해자를 조롱하는 글을 SNS에 게재하기도 하며 과도한 인적사항을 공개한 것에 대해 유죄로 판단해주길 바란다"며 "구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를 올린 것은 맞지만 비방 목적이 없는 만큼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변호인 측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자들의 명예를 보호해 구씨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라며 "모욕적인 글 하나 없이 이들은 양육비 미지급의 심각성을 알리는 정당한 행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는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한다. 아이의 기준으로 공익성 여부를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법원이 적법하게 판단한 증거들로 살펴볼 때 비록 고소인 5명에 대한 신상공개를 온라인에 게재했어도 악의적인 글, 즉 비방의 글, 모욕적인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이혼이 늘어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는 주요 관심대상이 될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유죄로 보기 어려워 구씨를 무죄로 선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는 공소사실 중 일부 유죄가 인정돼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전씨가 배드파더스에 전 배우자 사진과 신상을 올린 것은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봤다. 앞서 전씨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양육비 미지급하는 배드 파더스에 1번 여자로 미친X 추가됐다'는 글을 올렸다. 전 부인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과 배드 파더스 사이트 주소를 링크했다.

재판부는 "정당당위 행위는 그 목적과 동기 수단 긴급성 보호이익 등 충족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전씨는 개인 SNS에 전부인에 대한 묘사 방법 표현 등을 살펴볼 때 공공의 이익으로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판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