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길 끊어지고 자전거 전용도로 있어도 움푹 파여 있어
공유자전거 실험장 인천 연수구…자전거도로 관리는 '엉망'
인천시 연수구가 공유 자전거 이용 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전용도로 관리는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수구 주민들은 10일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인프라는 다른 어느 지방자치단체보다 풍부한 편이지만, 도로 관리는 부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수구는 인천 해안 쪽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송도국제도시를 품고 있다.

산간지형이 별로 없다 보니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좋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연수구에는 자전거전용도로가 75.2km 구간에 조성돼 있고, 보행자·자전거 겸용 도로도 105.8km에 이른다.

연수구는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 상해보험에도 가입했다.

주민들이 자전거 이용 중 다쳐 4주 이상 진단을 받게 되면 10만∼30만원을 받을 수 있고, 사망 또는 후유장해 땐 최대 1천2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공유자전거 실험장 인천 연수구…자전거도로 관리는 '엉망'
그러나 자전거 전용도로 관리는 엉망이다.

송도국제도시의 한 자전거도로 구간은 500m 구간 안에 도로 곳곳이 갈라지거나 파여 있어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도로가 갑자기 끊기며 잡초만 무성한 비포장도로 구간이 이어지고, 또 다른 구간에서는 도로 연결 부분에 10㎝ 높이의 턱이 불쑥 튀어나와 낙상 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아울러 상가 밀집 지역에서는 불법 주차 차량이 주행 구간을 막고 있어 이용자가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자전거 도로를 제쳐두고 차도로 달리는 위험천만한 모습도 종종 발견된다.

익명을 요구한 연수구 주민 A(58)씨는 "자전거도로를 계속 달리고 싶지만,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다소 위험한 건 알지만 오히려 돌발적인 위험 요소가 적은 차도로 달리는 게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공유자전거 실험장 인천 연수구…자전거도로 관리는 '엉망'
하지만 자전거 도로를 관리하는 연수구는 민원이 접수된 불량 도로들을 실시간으로 보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장을 확인한 뒤 공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예산을 집행하는 절차를 거쳐야 해서 즉각적인 보수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수구는 지난해부터 전면적인 보수 작업을 통해 자전거 도로를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수구 관계자는 "원도심의 경우 지난해 원인재로 등 6개 구간의 전면 보수 작업을 마쳤고 올해도 청능대로 3km 구간과 송도국제도시 일대에 보수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도로 정비사업과 함께 자전거 보관대와 공기 주입기 교체·수리 작업을 병행하며 올해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수구는 2018년 6월 인천에서 처음으로 공유 자전거 '쿠키 바이크' 1천대를 도입한 데 이어 작년 3월에는 전국 최초 공유 전기자전거인 '카카오T 바이크'를 도입해 현재 600대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두 공유 자전거의 누적 대여 건수는 120만건에 이른다.

연수구 인구가 36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주민 1명당 3∼4회꼴로 공유 자전거를 이용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