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귀근 군수 촛불시위 폄하 발언…유출 의심 공무원 신안 낙도 발령
전직 군의원 1인 시위, 게시판 등에 비판 목소리 잇따라

전남 고흥군이 촛불 시위를 비하한 군수의 발언을 녹음해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은 공무원을 낙도로 발령낸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흥군 '보복성 발령'에 비난 목소리…"현대판 유배"
김주식(67) 전 군의원은 9일 오후 고흥읍사무소 앞에서 보복성 인사를 비판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김 전 의원은 '보복성 인사는 현대판 유배'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고흥군의 인사 조처를 비판했다.

그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송귀근 군수가 촛불 폄하 발언을 한 뒤 사과를 했는데 이후에 누가 제보를 했던, 녹음했던지 없던 일로 넘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보복 차원에서 직원을 추적하고 외딴 섬으로 보낸 것을 보며 흥분하지 않을 수 없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10일에도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흥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노조 게시판에도 이번 인사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군민은 "반성은 못 할 망정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으로 내부자 색출한다며 예산을 써가며 포렌식 업체까지 동원했다"며 "휴대전화 제출 안 한 공무원을 신안 홍도로 발령을 낸 고흥군수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작성자는 "고흥군민은 아니지만, 말도 안 되는 군수의 폭거를 신문고에 민원 넣고 청와대 청원에 올릴 예정"이라며 "유배 보낸 공무원을 원래자리에 돌려놓으라"고 촉구했다.

송 군수는 지난해 9월 30일 군청에서 열린 업무 간담회에서 "집단 민원에 동참한 주민들이 정말로 피해가 있다, 없다를 알기보다는 몇사람의 선동에 의해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집단시위가 그렇다"며 "촛불집회도 마찬가지다.

몇사람이 하니까 나머지는 그냥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송 군수는 곧바로 사과했지만, 고흥군은 군수의 발언을 녹음해 유출한 공무원 색출에 나섰으며 6급 공무원 A씨를 지목한 뒤 이번 인사에서 신안 섬 지역으로 이른바 '보복성 발령'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