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에 불법 채용 청탁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랜드에 불법 채용 청탁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랜드에 불법 채용 청탁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강문경 이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이 신규 직원과 경력 직원, 사외이사 채용에 모두 관여한 것이 인정된다"면서 "청탁이 아니었다면 채용 명단에 오르지 못할 사람들이 올라갔다"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국회의원의 책무를 망각하고 지위를 남용해 공공기관에 친구, 지인 자녀 등을 채용하라고 압력을 넣었다"라며 "이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사회로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 측은 검사의 공소 제기가 객관적 사실과 배치되며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무죄가 선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은 나를 구속기소 하는 것을 목표로 증거 법칙을 무시하고 수사했다"라며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심리적 압박을 받는 상태에서 한 모호하고 여러 차례 번복된 진술은 증거로 사용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재판으로 시간, 노력, 비용 등 엄청난 손해를 입었지만, 이는 내가 감당할 수 있다"며 "하지만 국회로 보내주신 시민들의 지지와 국민 신뢰를 손상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죄송한 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말 억울하다"라며 "재판부가 본건 항소를 기각해 내 명예와 국민 신뢰를 회복해주시길 앙망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검찰은 권 의원의 채용 청탁 명단을 최 전 사장에게 전달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했던 전 모 전 강원랜드 본부장에 대해서는 원심 구형보다 높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인사팀 등에 압력을 넣어 교육생 공개 선발 과정에서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한 최 전 사장으로부터 감사원 감사 관련 청탁을 받고는 그 대가로 자신의 비서관을 경력 직원으로 채용하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고교 동창을 강원랜드 사외이사로 지명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와 같은 검찰의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모두 무죄라고 판단했다. 선고기일은 다음달 13일로 잡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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