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친환경·재미 갖춘 공유 킥보드 빠르게 확산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 8명 사망 포함 2년 동안 사고만 289건
"불쑥 나타나 스치듯 지나가는 킥라니가 멧돼지보다 더 위험해"
[퍼스널 모빌리티 실태](상) 여기저기서 불쑥…2년사이 8명 사망
'개인 이동수단'을 일컫는 퍼스널 모빌리티 열풍이 빠르게 확산하며 전동 킥보드가 도로와 인도 곳곳을 달리자 각종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교통수단 등장과 공유경제의 편리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안전의식을 일깨우고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부산에도 여기저기서, 시시때때로 불쑥 나타나는 소위 '킥라니'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호안 도로·인도에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관광객과 주민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퍼스널 모빌리티' 열풍이 서서히 뻗어 나가며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점차 전국으로 확장해가는 모양새다.

부산은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3곳의 공유업체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유니콘 기업인 '라임'은 해운대와 수영구, 남구 일대에서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업체 윈드도 부산 부전동과 남구 일대에서 공유 킥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업체인 피유엠피가 운영하는 씽씽도 최근 부산 번화가인 서면을 달린다.

부산 외에도 지난해 7월 경기도 동탄과 시흥에서는 정부가 규제 완화의 하나로 자전거 도로에서 전동킥보드 운행을 아예 허가하는 등 경기권역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서울은 현재 대형 전동킥보드 업체만 10여 곳이고 이들이 운영하는 공유 킥보드가 6천 대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퍼스널 모빌리티 실태](상) 여기저기서 불쑥…2년사이 8명 사망
이런 인기는 '공유경제, 친환경, 재미' 세 단어로 설명된다.

내 소유는 아니지만, 앱만 깔고 몇단계 인증만 거치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주차·보관 걱정 없이 그냥 내려두면 되는 편리성 때문이다.

전기 충전으로 움직여 오토바이 등과 다르게 친환경적인 이동수단인 데다가 재미까지 갖췄다.

문제는 최근 이 공유 킥보드가 이런 편의성보다는 안전 문제로 더 주목받는다는 점이다.

어두운 도로에서 불쑥 튀어나와 운전자를 당황하게 하는 고라니처럼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오명도 쓰며 인도와 도로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서울 한남대교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그대로 도망친 '킥라니'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실태](상) 여기저기서 불쑥…2년사이 8명 사망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접수된 개인형 이동수단 인명사고는 사망 8건, 중상 110건, 경상 171건 등 289건에 이른다.

특히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가 전도돼 목숨을 잃는 경우도 5건이나 됐다.

술 취한 전동킥보드 운전자가 동부간선도로에 진입해 차량과 부딪힌 뒤 사망하는 사례나, 전동킥보드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하고 달리다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고도 있었다.

해운대 주민 김모(53) 씨는 "어두운 밤에 동백섬 운동을 하다 갑자기 나타난 킥보드 때문에 놀란 적이 한두번 아니다"라며 "제한 속도를 모르겠지만 상당히 빠른 속도로 불쑥 나타나 스치듯 지나간다.

최근 문제가 됐던 도심 멧돼지 출현보다 킥라니가 더 위험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안전사고뿐 아니라 도로 무단 적치도 최근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공유 킥보드용 전용 주차 공간이 없다 보니 아파트 입구, 인도 중앙, 경사로, 보행자 이동로 등에 킥보드가 아무렇게나 세워져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통행에 방해가 되지만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정체불명 킥보드를 함부로 옮겼다가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돼 인근 주민들은 눈살만 찌푸릴 뿐 조치조차 할 수 없다.

최근 부산시와 자치구·군에는 통행을 방해하는 이들 적치물을 치워달라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실태](상) 여기저기서 불쑥…2년사이 8명 사망
(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