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 막는 산업기술보호법, 노동자 생명·안전 위협"
노동·시민 단체들이 내달 시행을 앞둔 개정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알 권리를 침해하는 제도 개악"이라고 규탄했다.

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인 '반올림'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회 등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기술 보호라는 미명 하에 당장 다음 달부터 산업기술이라면 안전한가를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게 된다"며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는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정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 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도록 하고, 산업기술이 포함된 정보는 적법하게 얻은 정보라도 받은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의 목적은 산업 기술의 부정한 유출을 막으려는 것이지만 노동자 안전에 관한 공익 문제 제기를 가로막는 데도 법이 남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법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반올림에 제보하여 알게 된 위험을 알리는 활동도 3년 이하의 징역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고 단체들은 말했다.

오민애 민변 변호사는 "산업 기술의 보호는 필요하지만, 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최소한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며 "법의 위헌성을 다투기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계속해서 문제점을 확인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