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기지에서도 문제…자연상태에서 거의 분해 안 돼
"도쿄 미군기지 주변 우물서 기준치 19배 유해물질 검출"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있는 미군 요코타(橫田)기지 인근에서 안전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인체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 복지보건국이 기지 인근 4개 우물에서 작년 1월 채취한 물을 분석한 결과 불화화합물인 과불화옥타술폰산(PFOS), 과불화옥탄산(PFOA)이 대량으로 검출됐다.

이 가운데 한 우물에서는 이들 불화화합물 합계 농도가 미국 정부의 권고치 19배를 웃도는 1천340나노그램(ng, 1ng은 10억분의 1g)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마시는 물 1ℓ 당 이들 물질의 허용 한계를 70ng으로 권고하고 있다.

불화화합물이 대량으로 검출된 원인은 불명확하지만 기지 내 사고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언론인은 PFOS를 포함한 대규모 화재용 소화액제가 과거에 요코타 기지에서 유출됐다고 재작년 12월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도쿄도의 기지대책부 담당자는 "지하수맥이 복잡하기 때문에 요코타 기지가 발생원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요코타 기지 홍부부는 "도쿄도의 조사는 요코타 기지의 담당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결과를 검증할 수 없다"고 반응했다.

도쿄도는 기지 내의 지하수 농도 등을 밝히라고 일본 방위성을 통해 미국 측에 요청했으나 회신하지 않았다.

이들 화합물은 주일미군기지 밀집 지역인 오키나와(沖繩)에서도 과거에 문제가 됐다.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기지와 일대를 2013∼2018년 조사했을 때는 PFOS와 PFOA를 합한 최대 검출량은 498∼1천379ng에 달했다.

오키나와현은 2016년도에 이들 화합물을 제거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정수장의 활성탄을 교체하기도 했다.

PFOS와 PFOA는 자연계에서는 거의 분해되지 않아 인체나 환경에 오랜 기간 남으며 혈액 속의 총콜레스테롤양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등에서는 1ℓ당 수천ng의 고농도 PFOA를 마신 주민에게 암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들 물질은 유엔 스톡홀름조약 회의에서 제조·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일본에서는 2010년에 PFOS의 제조·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고 PFOA는 올해 봄 금지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