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측 "피해 규모 파악한 뒤 고소 방침"

전남 여수의 한 사설 유기동물 쉼터 운영자가 후원금을 갖고 잠적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수 사설 유기동물쉼터 운영자 잠적…후원 회원들 "횡령 의심"
5일 여수의 한 유기동물 쉼터 카페 회원들에 따르면 운영자 A씨는 회원들이 후원금 명세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자 지난달 26일부터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유기동물 쉼터 측은 카페 게시판에 전 운영자의 횡령 의혹과 사건 개요를 올리고 후원자들의 신고를 받고 있다.

유기동물 쉼터는 지난해 9월 문을 열었으며 A씨의 딸 명의로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2∼5만원을 내는 회원부터 많게는 8천500만원을 낸 후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쉼터와 함께 운영 중인 인터넷 카페에는 389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은 A씨에게 후원 명세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후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개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1월에는 개명을 하고 후원 계좌도 딸 명의에서 본인 계좌로 변경했다.

A씨는 후원금 공개 요구에 본인 명의 계좌로 들어온 후원금만 일부 공개한 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연락을 끊었다.

쉼터의 월세도 내지 않아 5개월 치 250만원이 미납된 상태다.

카페 측은 회원과 후원자들에게 후원 명세를 받아 피해 규모를 집계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가까운 경찰서에 고소장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피해액이 정리되면 쉼터 차원에서 고소장을 낼 방침이다.

쉼터에서 활동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정기 후원자가 최소 200여명 이상인 데다 전국에서 후원을 받아 후원금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 후원 계좌를 본인 명의로 바꾸면서 개명도 한 것으로 보면 모든 것이 계획적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전 운영자 A씨에게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