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기체 수소 공급가 37.5% ↓…액화 수소 생산이 최종 목표
액화 수소 활용한 드론·에어택시 등 미래 산업 연계

수소차 1만대 시대와 더불어 수도권 수소충전소의 수소 공급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소생산시설이 들어서는 경기 평택시가 수소 경제를 선도하는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체 상태의 수소 생산만으로도 수도권 현 수소 공급가의 37.5%를 낮출 수 있고, 향후 최종 목표인 액화 수소 생산까지 성공하면 드론·에어택시 등 미래 산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게 평택시의 설명이다.

[통통 지역경제] 평택 수소생산시설, 수소차 대중화 선도하나
◇ 수도권 공급 평택 수소생산시설
평택시는 수소차 1만대 시대에 발맞춰 내년까지 포승읍 평택 LNG기지 옆 시유지에 기체 상태의 수소생산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생산시설에서 수소를 생산해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공급하면 수소차 충전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공급되는 기체 상태 수소의 96%가 울산이나 전남 여수 정유시설에서 생산된다.

이 수소연료는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분리하면서 나오는 기체 상태의 수소로, 고압 기체 상태로 옮겨지다 보니 한 번에 300㎏ 정도밖에 싣지 못해 수도권에서는 공급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원산지인 울산은 ㎏당 7천원가량인 수소 공급가가 수도권 충전소에선 ㎏당 약 8천800원 수준이다.

평택에서 수소가 생산되면 운반비 절감으로 수도권 충전소의 수소 공급가가 낮아진다.

평택시는 현 공급가보다 37.5%가량 낮은 ㎏당 5천500원에 수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평택 LNG기지 인근 시유지에 9만6천여㎡ 규모로 건립되는 수소생산시설은 하루 5t가량의 수소연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는 수소차 833대가 한 번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평택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국에서 사업 대상지 1곳을 뽑는 '수소추출시설 구축 신규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국비 48억5천만원을 확보했다.

생산시설 건립에는 도·시비 등 총 210억원이 투입된다.

[통통 지역경제] 평택 수소생산시설, 수소차 대중화 선도하나
◇ 액화 수소 생산 시 지역 경제 파급 효과
수소차 대중화에는 기체 상태의 수소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번에 300㎏밖에 운반하지 못해 공급가를 낮추는 게 어렵고, 기체 상태로 보관하는 것도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소 충전소에서도 기체 상태의 수소를 공급받아 이를 저장하다 보니 시설의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평택 수소생산시설이 주목받는 것은 액화 수소 생산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LNG를 원료로 저렴하게 수소를 생산하고, 버려지는 영하 162℃의 냉기를 활용해 수소를 액화할 수 있는 설비를 추가로 구축한다는 게 평택시의 계획이다.

수소를 액화하면 기체 상태와 비교할 때 부피는 1/800로 줄고 압력도 대기압 수준(2bar)으로 운송할 수 있게 된다.

한 번에 3천500㎏을 운반할 수 있어 운반비가 낮아진다.

고압 기체 상태로는 200∼450bar의 압력으로 운반하며 저장할 때는 200∼950bar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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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기체 상태의 수소를 활용한 충전소는 설비 면적에만 420㎡가량이 필요해 도심에 만들기가 쉽지 않으나, 액화 상태의 수소를 활용하는 충전소는 설비에 20㎡의 부지만 있으면 된다.

도심에 있는 주유소처럼 곳곳에 설치가 가능하며, 안전하기까지 하다.

다만 액화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냉기를 이용한 액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전기료와 설비 구축 등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 수소 공급가는 ㎏당 6천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 수도권 공급가 8천800원보단 낮지만, 평택에서 기체 상태로 만들어지는 수소 공급가보단 약간 높다.

[통통 지역경제] 평택 수소생산시설, 수소차 대중화 선도하나
그런데도 평택 수소생산시설이 액화 수소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은 수소 경제를 선도할 다양한 미래 산업과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드론의 경우 배터리는 30분, 기체 수소로는 1∼2시간 비행이 가능하지만, 액화 수소를 이용할 경우에는 최대 10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다.

드론과 항공기의 기능을 더한 에어택시도 액화 수소 생산이 선행돼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시각이 많다.

수소생산시설에서 내년 기체 상태의 수소 생산을 시작하고, 2023년 액화 수소 생산에 성공한다면 평택은 국내 유일의 액화 수소 생산 거점이 된다.

평택시 관계자는 "최근 정부는 2022년까지 액화 수소 플랜트 1기, 액화 수소 충전소 3기 이상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며 "평택시는 LNG 냉기를 이용한 액화 수소 상용화를 통해 수소 경제를 이끌 거점 지역의 지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내 추진 중인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연계해 수소전기차 부품, 연료전지 관련 기업, 연구소 등을 유치하고 액화 수소의 생산·저장·운송·이용 등 전 과정에 걸친 R&D, 스타트업을 유치한다면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