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0월 취임해 1년3개월째
文정부 임기 채우면 이규호 3년5개월 기록 깨
'1년짜리 장관'이라던 유은혜,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 되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애초 총선 출마가 유력해 교육계에서 '1년짜리 장관'으로 인식됐던 그가 불출마를 선택하면서 이제는 장기 재임하는 교육부 수장 중 한명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 10월 2일 취임한 유은혜 부총리는 만약 문재인 정부 임기 말까지 현직을 유지하면 1천300일가량 재직하게 돼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이 된다.

역대 교육부 장관 가운데 가장 긴 임기를 수행한 장관은 제25대 이규호 문교부 장관이었다.

이 전 장관은 전두환 정권 때인 1980년 5월 22일부터 1983년 10월 14일까지 약 3년 5개월(1천241일) 동안 장관직을 맡았다.

유 부총리는 19·20대 국회에서 지역구 의원(경기 고양 병)으로 의정을 펼친 정치인 출신 장관이라 올해 4·15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졌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후보자가 되려는 국가공무원이 선거 90일 전까지 공무원직을 그만두도록 하고 있어서, 유 부총리의 임기는 아무리 길어도 올해 1월까지로 관측돼왔다.

하지만 유 부총리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여성 사회부총리이자 교육부 장관으로서 제 쓰임이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지난 3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1년짜리 장관'이라던 유은혜,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 되나
유 부총리는 2022년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자리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2022년 3월 1일 전까지 퇴임해야 하지만, 유 부총리는 이날 퇴임하더라도 1천247일을 재직하게 돼 이규호 전 장관의 기록을 깨게 된다.

유 부총리는 추후 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단행할 때 대상에 포함하거나 뜻밖의 중대 사태로 낙마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부총리직을 수행할 전망이다.

교육부 관료들은 유 부총리의 유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교육부 A 국장은 유 부총리에 대해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등 중요 정책을 만들 때면 점심·저녁을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10시간 가까이 부내 토론을 주재한다"면서 "보고를 끝까지 경청하고 명확한 지시를 내린다"고 호평했다.

B 과장은 "장관으로서 청와대나 국회에 보고할 때 교육부의 입장을 최대한 방어해준다"면서 "상당히 힘이 있는 장관이라 일하기 편하다는 게 실무자들의 중론"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이라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 정책에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교육계 인사는 "보통 교육부 장관이 무서워하는 유일한 집단은 약 50만명에 달하는 초·중·고 교사들"이라면서 "고교학점제를 하려면 교원 평가 등 교사의 질을 끌어올릴 채찍이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데, 정치인 장관이 건드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