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등 혐의…해임 요구도
金 원장 "신청사 조경 위한 것"
해양수산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장이 국가 재산인 나무 2400여 그루를 민간 업자에게 무단으로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는 해당 기관에 기관장 해임을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3일 해수부에 따르면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은 지난해 6월 이사회 보고나 의결 등 적법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경기 안산시 옛 기술원 부지에 있던 나무 2475그루를 민간 업체에 매각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옛 기술원 부지에 있는 나무는 국가 소유인데 김 원장이 정당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임의로 매각했다”며 “김 원장이 매각한 나무는 시가 5000만원 상당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사내품의서·계약서 등 공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 지시로 나무를 매각한 것도 문제가 됐다. 나무를 가져간 업체는 지금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약서가 없어 업체가 끝까지 지급을 거부하면 대금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하반기 시행한 자체 감사에서 김 원장의 비위행위를 적발했다. 해수부는 “관련자들이 단순한 행정적 실수가 아니라 고의로 자산을 무단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양과학기술원에 김 원장 해임을 요구하고 수목 대금을 조속히 회수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또 해수부는 김 원장을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나무를 가져간 업체를 사기 혐의로 각각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 원장 측은 “부산 신청사 주변에 수목이 없고 환경이 열악해 옛 부지 수목을 처분해 조경을 할 목적이었다”며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건 행정적인 실수”라고 해명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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