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빙어의 성년식 준비 착착…태동부터 재도약까지 20년 역사
"거품·군살 쏙 빼고 돌아왔다" 스무살 청년 된 인제 빙어축제
올해로 스무살 청년이 된 '겨울 축제의 원조' 인제 빙어축제가 거품과 군살을 쏙 빼고 가족 참여형 축제로 돌아온다.

'함께한 20년, 함께할 2020년'을 주제로 한 인제 빙어축제는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축제는 제20회라는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3대가 함께하는 가족형 겨울축제에 초점을 맞췄다.

1998년 처음 태동한 인제 빙어축제가 전국의 유사 축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며 '원조 겨울축제'라는 명성을 얻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인제 빙어축제의 20년 역사는 태동기, 성장기, 안정기, 침체기, 재도약으로 집약된다.

1998년 1월 31일 소양강 상류 광활한 얼음벌판에서 개최된 제1회 축제는 빙어낚시와 썰매 타기, 연날리기 등 체험 행사 위주로 운영됐다.

당시 축제 인파는 1만명이었다.

1999년 제2회 축제 때부터 얼음축구가 도입됐고, 제3회 때 이르러 빙어낚시와 빙판체험 및 민속놀이가 자리매김하면서 축제 인파는 15만 명을 넘어섰다.

"거품·군살 쏙 빼고 돌아왔다" 스무살 청년 된 인제 빙어축제
2001년 제4회 축제는 지역 경제 파급효과 40억원을 돌파하면서 대외적인 인지도 상승으로 성장기를 이끌었다.

2002년 제5회 축제는 강원도가 선정한 가장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됐고, 옛 행정자치부와 한국관광공사 주관 '제1회 자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 전국 2대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축제 인파가 50만 명을 넘어선 2003년 제6회 축제 때는 주한 외국대사를 초청해 '외교관의 밤' 행사도 열었으며, 2004년에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9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겨울축제의 대명사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빙어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2004∼2010년까지 7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제12회 축제 때는 해외 단체 관광객 5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축제 관광객이 143만 명을 넘어서면서 축제 역사의 정점을 찍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빙어축제는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전국의 유사 겨울축제가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내실을 갖춰나갈 때 인제 빙어축제는 빙하기 공룡처럼 변화하지 못해 위기를 자초했다.

설상가상 2011년에는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가 축제의 발목을 잡았고, 2015∼2016년 '유례없는 가뭄'과 '이상 고온'으로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됐다.

"거품·군살 쏙 빼고 돌아왔다" 스무살 청년 된 인제 빙어축제
3년 만에 축제를 다시 연 2017년 제17회 역시 이상 고온으로 축제의 백미인 얼음 낚시터를 운영하지 못해 반쪽 축제로 전락했다.

긴 빙하시대와 같은 침체기를 겪은 인제 빙어축제는 완벽한 부활의 날개를 펼친 2018년 제18회 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제19회 때는 정확한 축제 인파 집계방식을 도입했다.

방문객 수를 축제 성패의 척도로 의미 부여하기보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축제의 내실을 다지고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 결과 축제 인파는 11만3천11명,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61억8천600만원으로 분석됐다.

축제의 거품과 군살을 뺀 대신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하는 등 내실을 차곡차곡 다졌다.

특히 올해는 제1회∼9회까지 역대 빙어축제에 대한 전시공간을 기획해 '겨울 축제=인제빙어축제'라는 대내외적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할 계획이다.

또 축제에 이야기를 입힌 스토리텔링으로 제20회 축제를 이어온 장구한 역사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최상기 인제군수는 1일 "성년을 맞은 빙어축제가 잔잔한 옛 추억뿐만 아니라 온 가족에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축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거품·군살 쏙 빼고 돌아왔다" 스무살 청년 된 인제 빙어축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