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 구룡포, 경포대, 해운대 동해안 명소 구름 인파로 북적
추운날씨속 '떡국'으로 허기 채우고 '소원등' 날리며 소원 빌어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발갛고 맑은 해야. 2020년을 잘 부탁해."

혹한의 바닷바람도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 일출의 감동을 느끼려는 해맞이객들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1월 1일 한반도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는 말 그대로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해맞이객들은 2020년 첫 일출을 마주하며 가족 건강과 행복 등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이날 새벽 어둑할 무렵부터 울주군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장막처럼 펼쳐져 있었다.

일출이 예고된 오전 7시 31분, 두 손을 모으고 수평선을 응시하던 해맞이객들은 탄성을 터트렸다.

오히려 먼바다 쪽으로는 구름 없이 맑은 날씨 덕분에 예고된 바로 그 시각, 해는 수평선 위로 노랗고 붉은빛을 띤 머리를 드러냈다.

해는 불과 3∼4분 만에 완벽하게 동그란 형태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 '새해 뜨는데 추위가 대수냐'…동해안에 몰린 인파

영하권에 머무른 추위에도 동해안에 모인 해맞이객들은 두손을 꽁꽁 싸매고 떠오르는 일출을 지켜봤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온은 포항 영하 2.5도, 부산 영하 2.7도, 울산 영하 0.7도, 동해 영하 2도, 강릉 영하 0.4도, 속초 영하 1도 대부분 영하권이었다.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면서도 바다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해맞이객들은 환호를 지르며 2020년 첫 일출을 환영했다.

두 눈을 감고 기도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는 등 저마다 방법으로 새해를 맞았다.

울주군은 올해 간절곶에 몰린 해맞이 인파를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예고됐던 강추위에도 15만∼16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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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 해맞이 명소인 정동진·경포·속초·낙산·망상 등에는 해맞이객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섰다.

오전 7시 38분께 새해 첫 태양이 수평선 위로 힘차게 떠오르자 해맞이객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에서는 지름 8.06m, 폭 3.20m, 모래 무게 8t 모래시계로 시간을 다시 돌리는 행사가 열렸다.

경북 포항 구룡포에도 새해 첫해를 보기 위한 구름 인파가 몰렸다.

오전 7시 33분께 수평선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오르자 곳곳에서 "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반갑다 경자년"과 같은 새해 인사가 건네졌다.

구룡포의 상징인 '상생의 손' 옆에는 쥐띠해를 알리는 대형 쥐 조형물이 설치돼 관광객들이 발 디딜 틈 없었다.

스테인리스로 제작한 쥐 조형물은 2.7mm 높이로 태양이 떠오를 때 빛이 반사돼 반짝였다.

부산에는 시민과 관광객 30만명이 운집했다.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 "구름 사이로 해는 못 봤지만"…산에서 바라본 새해 첫해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해안 지역에는 눈발이 섞인 흐린 날씨 때문에 일출 감상이 어려웠지만, 관광객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떡국을 나눠 먹으며 한 해를 시작했다.

경기 광주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는 해가 뜨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는 없었으나 도민 5천여명이 몰렸다.

이어 하얀 눈이 내리자 새해 첫날부터 상서로운 기운을 받게 됐다며 붉은 해를 못 본 아쉬움을 달랬다.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소원지 쓰기 코너에서는 가족의 건강, 사업의 성공 등 각자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해맞이가 끝난 뒤에는 대북 퍼포먼스, 성악, 전통무용, 판굿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으며, 아침 시간이 된 행사 말미에는 떡국 나눔이 진행돼 많은 사람이 허기를 달랬다.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비슷한 시간 수원시 팔달산 서장대에서도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려 도민들의 발길이 잇따랐다.

행사는 풍물굿패의 길놀이와 해맞이 함성 지르기 등으로 꾸며졌다.

날이 밝아오자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외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경기 북부 지역도 흐린 날씨 탓에 일출을 볼 수 없었으나 고양 행주산성과 동두천 어등산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소망을 기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해맞이 행사가 열린 행주산성에는 어김없이 뜻깊은 새해 첫날을 맞이하려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로 진행된 행주산성 해맞이 행사에는 1만여명이 찾았다.

행주산성과 어등산 정상에는 새해를 반기는 눈발까지 날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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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도 동쪽 끝 해맞이 명소 성산 일출봉에도 새벽부터 해맞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 탓에 바다 위쪽으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구름 사이로라도 해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안고 모인 사람들은 해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밝아오는 하늘을 향해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한라산에도 해맞이 등반객들이 몰렸다.

한라산에서는 정상 백록담에서 새해 첫 해맞이를 할 수 있도록 이날 0시부터 야간산행이 특별 허용됐다.

대상 코스는 정상 등산이 가능한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다.

등산객들은 새해 첫날부터 최근 내린 눈으로 겨울왕국이 된 한라산을 오르며 힘차게 새해를 시작했다.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경자년 첫날을 밝히는 태양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자 광주와 전남 일출 명소마다 해맞이객의 탄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명당'을 선점하고자 밤샘 기다림을 이어가거나 맹추위를 뚫고 새벽길을 나선 해맞이객은 체감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진 한파를 견디며 일출을 기다렸다.

너릿재, 금당산, 어등산, 삼각산 등 광주 도심 근교의 일출명소마다 새해 첫 일출을 감상하려는 시민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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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국 먹고, 소원등 달고'…다채로운 해맞이 행사

해맞이 명소에서는 새해를 축하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다.

전남 보성 율포해변에서는 1박 2일 일정의 '송구영신' 행사가 펼쳐졌다.

전날 자정에 맞춰 시작된 불꽃쇼를 관람한 해맞이객은 동틀 무렵 다시 해변으로 모여들어 일출을 감상했다.

무등산국립공원의 일출 명소인 장불재는 입산 통제가 풀린 새벽 4시부터 산행에 나선 해맞이객으로 북적였다.

원효분소를 통과한 등산객만 1천여명으로 추산됐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에서는 30m 높이 조형물 '새빛 왜목'을 배경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소원 등 달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대전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대청댐 물문화관 앞 광장에서 '대청호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태안 꽃지해수욕장에서도 전날부터 국가지정 명승 제69호인 할미 할아비 바위를 배경으로 연날리기, 소망 풍선 날리기, 불꽃놀이, 떡국 나누기 행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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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마량포구와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새해 소원 등 달기, 떡국 나눔 행사가 펼쳐졌다.

경북 포항에서는 둘레 10.3m 초대형 가마솥에서 떡국 1만명분을 준비했다.

해가 뜬 뒤에는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호미곶 하늘에서 축하 비행을 펼쳤다.

충북 제천에서는 '선상(船上) 해맞이 및 시민안녕 기원제'가 열려 시민들이 유람선에서 아름다운 청풍호의 풍광을 즐기며 화합과 행복 등을 빌었다.

단양군 대성산과 금수산, 증평군 사곡교, 진천 백곡저수지 등에서도 소망 기원제 등이 펼쳐졌다.

제주 성산 일출봉 일대에서는 새해 무사 안녕을 비는 일출 기원제가 봉행됐다.

이날 0시 직전에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후 달집 점화에 불꽃놀이 등이 화려하게 펼쳐져 밤하늘을 수놓았고 이후 강강술래 한마당 등이 진행됐다.

강원 경포해변을 찾은 해맞이객들은 새해를 여는 대북공연, 가수 공연, 밴드 공연 등을 즐기며 새해를 맞이했다.

속초해변에서는 속초시립풍물단의 대북·모둠북 공연, 성악 공연이 펼쳐졌고, 강원도 기념물 제73호로 지정된 양양읍 조산리 동해신묘에서는 국태민안과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제례가 진행됐다.

아내, 자녀 3명과 함께 울산 간절곶을 찾은 울산 시민 전철강(42)씨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고, 각자 소망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특히 아내와 함께 준비하는 인생 2막이 잘 펼쳐지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밝혔다.
2020 붉은 해 치솟자 전국 곳곳서 "반갑다! 새해야" 우렁찬 함성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1일 오전 6시부터 해맞이 축제가 시작됐다.

오전 7시 30분께 옅은 구름을 뚫고 해가 떠오르자 참석자들은 새해 소원을 빌며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축제 참가자들은 복주머니 만들기를 체험하고 쥐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포토존에서 경자년 첫 추억을 만들었다.

부산 앞바다에서는 선상 해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자갈치 크루즈선 등 유선 9척이 새해 첫날 오전 6시 30분 출항해 태종대와 수영만 해상 등지에서 새해 첫 일출을 맞았다.

같은 시각 부산 명물 광안대교에서는 차량 통행을 막고 시작된 광안대교 상판 해맞이 행사에도 수천 명이 몰려 바다 위에서 새해 첫 일출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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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