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바다 맑아 7시31분에 떠…저마다 소원 빌며 새해 첫 해 반겨
'발갛고 맑은 해'…육지 첫 일출 간절곶에 해뜨자 감탄·환호성
"발갛고 맑은 해야. 2020년을 잘 부탁해."
영하권의 추위에 칼날 같이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새해 첫 일출의 감동을 느끼려는 해맞이객들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1월 1일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에는 말 그대로 '구름 같은 인파'가 몰렸다.

해맞이객들은 2020년 첫 일출을 마주하며 가족 건강과 행복 등 저마다 소원을 빌었다.

이날 새벽 어둑할 무렵부터 하늘에는 옅은 구름이 장막처럼 펼쳐져 있었다.

이 때문에 해맞이객들은 '경자년(庚子年) 처음 뜨는 해를 제대로 만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했다.

일출이 예고된 오전 7시 31분, 두 손을 모으고 수평선을 응시하던 해맞이객들은 탄성을 터트렸다.

오히려 먼바다 쪽으로는 구름 없이 맑은 날씨 덕분에 예고된 바로 그 시각, 해는 수평선 위로 노랗고 붉은빛을 띤 머리를 드러냈다.

해는 불과 3∼4분 만에 완벽하게 동그란 형태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추위에 발을 동동거리면서도 바다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해맞이객들은 환호를 지르며 2020년 첫 일출을 환영했다.

두 눈을 감고 기도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는 등 저마다 방법으로 새해를 맞았다.

'발갛고 맑은 해'…육지 첫 일출 간절곶에 해뜨자 감탄·환호성
아내, 자녀 3명과 함께 간절곶을 찾은 울산 시민 전철강(42)씨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고, 각자 소망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특히 아내와 함께 준비하는 인생 2막이 잘 펼쳐지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밝혔다.

친구 2명과 함께 해맞이 본 대학생 이예림(20)씨는 "동생이 올해 수능을 치는데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학점도 잘 받으면서 대학 생활을 잘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간절곶 행사장에서는 전날 밤부터 축하공연과 영화 상영, 새해 카운트다운, 해상 불꽃쇼 등이 열렸다.

새해 첫날 아침에도 소망을 적은 친환경 종이비행기 날리기, 떡국 나눠 먹기, 해맞이 축하공연 등이 이어졌다.

울주군은 올해 간절곶에 몰린 해맞이 인파를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예고됐던 강추위에도 15만∼16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운집한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에서는 동구 대왕암공원, 북구 정자해변,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등 해안 명소와 문수산, 무룡산, 함월산 등 도심 주요 산에 새해 첫해를 구경하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