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려 있던 검찰 규탄 현수막의 조 전 장관 얼굴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찢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한 3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걸려 있던 검찰 규탄 현수막의 조 전 장관 얼굴 부분이 누군가에 의해 찢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조국 일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31일 오전 입시 비리, 장학금 부정수수, 사모펀드 비리, 증거 조작 등 혐의로 조 전 장관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장학금 부정수수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노환중 현 부산의료원장도 기소했다. 검찰은 입시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와 관련해 배우자 정경심 교수도 추가기소했다.

특이점은 입시·사모펀드 비리 혐의와 함께 딸이 장학금을 수령한 점에 대해 조 전 장관에게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 조국 불구속기소…'아들·딸·부인 공모' 11개 죄명 적용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재학 시절 장학금 명목으로 1회에 200만원씩 3회에 걸쳐 600만원을 지급받은 것을 뇌물로 판단해 뇌물수수,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위반)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의전원 교수로 조 전 장관 딸에게 장학금을 주도록 한 노 의료원장도 뇌물공여 및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노 교수는 조씨의 의전원 1학년 때 지도교수로 조씨를 장학금 대상자로 지정했다. 앞서 장학금을 받은 6명의 학생은 학교 측 추천을 받았는데 조 장관 딸만 노 교수 측이 직접 지명했다.

또 조 전 장관이 아내 정경심 교수와 함께 자녀 입시비리에도 관여했다고 봤다. 인사청문회 당시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 허위 작성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하드디스크를 교체했다고 보고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자녀 입시비리 등에 연루된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 조국 쪽 “검찰 ‘기우제’ 수사 끝 상상에 기초한 정치적 기소”
조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최종 목표로 정해놓고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총력을 기울여 벌인 수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초라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기소 내용도 검찰이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 끝에 어떻게 해서든 조 전 장관을 피고인으로 세우겠다는 억지 기소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검찰의 이번 기소가 ‘검찰의 추측과 상상에 기초한 기소’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입시비리, 사모펀드 관련한 검찰의 기소 내용은 조 전 장관이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기소 내용을 모두 알고 의논하면서 도와주었다는 추측과 의심에 기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에 ‘뇌물죄’를 적용한 것에 대해서는 “검찰의 상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에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관련 언론보도도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그동안 조 전 장관과 가족들은 수사과정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실과 추측이 무차별적으로 보도됨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며 “앞으로 근거 없는 추측성 기사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학교 측은 이날 불구속 기소된 조국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사립학교법은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면 직위해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에 따라 검찰에서 학교 쪽에 통보가 오면 직위해제를 검토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하고 지난 10월15일 서울대 교수로 복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