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민식이법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전히 스쿨존 내 실질적인 안전이 확보되지 못한 곳이 적지 않다.

올해 서울에서 발생한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89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0% 넘게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나 안전시설물 보강 등 스쿨존 내 어린이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지만, 예산 부족 탓을 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관할 구청의 미온적 대응 또한 문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27일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블랙박스 영상 하나가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해당 영상에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횡단보도에서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는 한 차량의 모습이 담겨있다. 해당 차량으로 인해 우측 횡단보도 시야가 가려졌고, 이에 도로를 건너는 아이들이 눈치껏 차량을 피해 다녀야 하는 아찔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영상을 게재한 A 씨는 “스쿨존을 지나가던 중 어린이 통학차량이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문을 열며 “해당 차량 때문에 도로 우측 시야가 가려졌고, 이로 인해 도로를 건너는 아이들까지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같아 아찔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밝혔다.

이어 “더군다나 어린이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할 어린이 통학차량이 불법 주정차를 하며 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누가 누구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차량에게는 50만 원씩 과태료 처분을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노란 차량(어린이 통학차량)들이 운전을 더 험하게 하는 것 같다’, ‘어린이 통학차량은 교통법규 위반 시 벌금을 2배로 해야 한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법 주정차를 한 어린이 통학차량의 교통안전 의식 부족에 대해 비난했다.

이렇듯 최근 스쿨존 내 무분별한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한 어린이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정차 위반 단속 강화뿐만 아니라 교통안전과 관련한 운전자 인식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안전한 스쿨존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운전자 스스로 교통법규 준수를 위한 세심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민식이법으로 인해 어린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맞다.

그러나 도로 위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단순 처벌 강화가 아닌 운전자 스스로 내 아이를 지킨다는 안전에 대한 높은 책임의식일 것이다.
아차車 | 스쿨존 내 어린이 생명을 위협하는 ‘노란 폭탄’
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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