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장관 "법적 책임 없다"주장…검찰 "납득 못해" 반발
검, 추가 혐의 기재해 재청구 가능성…'검찰 무리한 수사' 역풍 맞을 듯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구속영장이 27일 기각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켜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감찰 중단 청탁을 한 친문(친문재인)·청와대 인사를 수사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권덕진 서울동부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이 사건에 범죄혐의는 소명되지만 현 시점에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구속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전날 오후 2시50분께부터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조 전 장관은 귀가했다.

◆법원 “구속 사유 인정하기 어렵다”

권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범행은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영장실질심사 당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보면 구속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자신에게 제기된 직권남용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전 장관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는 동안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알고도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한테) 정무적 책임이 있을지 몰라도 법적 책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외부 청탁을 받은 건 자신이 아니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네 차례 보고받고도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며 구속 필요성을 역설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변호인 측이 이날 조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소환 조사에 모두 성실히 응했다는 것을 내세우며 ‘도망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구속영장 기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檢, ‘친문 핵심 수사‘ 힘 빠질 듯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됐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한 세 번째 시도 끝에 우 전 수석을 구속했다. 만약 검찰이 조 전 장관 신병 확보를 재차 시도한다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이 조 전 장관은 불구속 기소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바로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에 대한 수사로 직행할 가능성도 높다. 이날 심사에서 판사가 “김경수 경남지사 등의 영향력이 감찰 마무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조 전 장관은 “정무적 판단의 고려 요소였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그러나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된 만큼 청와대와 친문 핵심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애초에 무리한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사모펀드 위법 투자, 자녀 입시비리 등 조 전 장관의 개인비리 의혹과 관련해 4개월 가까이 조 전 장관 일가를 ‘탈탈 털었으나’ 이 같은 혐의로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여의치 않다고 판단하고 불구속 기소 방침을 정했다. 대신 동부지검이 직권남용 혐의로 그의 신병 확보를 시도하려 했으나 이마저 실패했다.

법조계에선 청와대와 법무부가 ‘과잉 수사’ 혹은 ‘정치적 수사’ 등의 명분을 내걸어 조 전 장관 수사팀에 문책성 인사를 단행할 명분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인혁/이주현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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