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도, 학교 문화도 변해야 한다"…미래 교육 투자 확대
단순 정시 확대는 경계 "사교육 의존도 높아질 것"
[신년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21세기 학생들 가르칠 인프라 구축"
진보 성향인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2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 아이들 미래를 내다보면서 역량을 키워줄 수 있도록 수업도 바꾸고 학교 문화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최근 논란이 된 대입 공정성 문제에 대해선 "정시전형 확대,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축소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임금 격차와 학력 불평등 등과 관련된 사회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정시 확대에 대해선 "단순히 정시만 확대할 경우 공교육이 단순 지식 암기 중심으로 돌아가고 사교육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 교육감과 일문일답.
[신년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21세기 학생들 가르칠 인프라 구축"
-- 2019년 부산 교육에서 성과와 한계는.
▲ 부산시교육청이 2019년 교육부 주관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공교육 혁신 강화, 교육 희망사다리 복원, 안전한 학교 구현 등 3개 영역 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다.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8.31점(2등급)을 받았다.

10년 만에 최고 점수다.

시민과 약속한 선거 공약과 관련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관한 '전국 교육감 공약 실천계획'에서 최우수 등급(SA)을 받았다.

중학교 첫 교복 지원, 고1 무상급식, 고2 수학 여행비 지원, 고3 무상교육 등으로 학부모 교육비 부담을 덜어줬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동서 간 교육격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

-- 2020년 부산 교육에서 달라지는 점은.
▲ 초중고 98개교 전 교실에 무선 인터넷 환경을 조성해 인공지능과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 혁신에 나선다.

올해 초등학교에만 지원하던 소프트웨어 교육비를 새해부터 모든 중학교에 지원한다.

2020년 9월 서부산권에 국제화 시대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외국어센터가 개관한다.

모든 초등학생에게 문화예술활동비를 지원하고 9월 폐교된 영도구 동삼중학교 자리에 제2놀이마루가 개관한다.

중학교 2학년과 고교 2학년 수학 여행비, 고 1·2학년 무상급식, 고 2·3학년 무상교육 등이 제공된다.

[신년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21세기 학생들 가르칠 인프라 구축"
-- 학령인구 감소 대책은.
▲ 부산은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도시다.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학부모 등 많은 사람의 생각이 달라 어려움이 있다.

최대한 설득하고 합의를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폐교 학교 시설은 교육 격차 해소와 미래 교육을 위한 시설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자녀 학생에게 일반고 희망학교 우선 배정,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자격 부여, 다자녀 교사 인사 우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 각종 교육 예산 사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재정안정화기금에 대한 의견은.
▲ 예산 사용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꼭 사용해야 할 곳에 예산을 확대 투입하고 불요불급한 예산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등 재정 건전성 확보와 효율적 사용을 위해 온 힘을 쏟아 왔다.

내년에 고교 무상급식 확대 등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

학생 안전 확보(석면 교체, 내진보강, 교육환경개선) 예산이 전년 대비 1천99억원 증액된 3천929억원을 편성했다.

시의회에서 논란이 된 재정안정화기금은 세입이 증가할 때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했다가 경기침체 등 어려울 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저축 제도다.

올해 적립된 재정안정화기금은 사용계획을 면밀히 수립해 새해 교육사업에 효율적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신년인터뷰] 김석준 부산교육감 "21세기 학생들 가르칠 인프라 구축"
--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추행 등 성 문제에 대한 대책은.
▲ 학교 성범죄 추방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근절되지 않아 안타깝다.

학교 성폭력 대부분은 성 가치관이 변화함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의 성 인지 감수성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교직원들이 아직도 성 감수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기관을 활용한 '찾아가는 교직원 성 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을 하고 있다.

2019년 7월부터 성 인권 시민조사관(15명 내외)을 위촉해 스쿨 미투 발생 학교에서 공정한 조사를 하고 있다.

--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서 잦은 입시 정책 변화와 관련한 견해는.
최근 논란이 되는 대입 공정성 문제는 '정시전형 확대',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축소'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임금 격차와 학력 불평등 등과 관련된 사회 문제에서 비롯됐다.

단순히 정시만 확대할 경우 공교육이 단순 지식 암기 중심으로 돌아가고 사교육 의존도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다.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 40% 확대가 아직 전국 모든 대학에 적용되지 않지만 향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과 서울의 교육 기회 불균형이 심화하고 학교 교육 파행을 야기할 수도 있다.

-- 남은 임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아이들 미래를 내다보면서 역량을 키워줄 수 있도록 수업도 바꾸고 학교 문화도 변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미래 교육 인프라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구축해 나가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