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의 알루미늄 소재 및 포장재 제조기업인 한국알미늄(대표 김창호)은 지난해 3월 공장 화재로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제약용 포장재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공장 3개 동 중 1개 동이 전소하면서 6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공장 화재에도 지난해 매출이 늘었다. 해외시장 공략이 경영위기 극복의 발판이 됐다. 미·중 무역마찰로 미국 기업이 중국 거래처를 한국으로 바꾸면서 135억원 규모의 알루미늄 소재 공급 계약을 따냈다.이 회사는 올해 40억원을 들여 제약용 포장재 설비를 새로 구축한 데 이어 리튬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셀파우치를 국산화해 내년부터 양산을 본격화한다고 25일 발표했다. 김창호 대표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조치로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셀파우치를 국내 기업이 대체할 방안이 없었다”며 “2014년부터 국내 필름·접착제 제조기업과 셀파우치 기술을 개발해 성능 테스트를 하는 등 국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리튬 2차전지 셀파우치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전제품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셀파우치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고 내열·내구·내전해·내수성이 우수해야 한다. 이 회사는 올해 성능 검증 및 인증 절차를 거쳐 휴대폰용 소형 셀파우치를 내년 상반기, 차량용은 내년 하반기 양산에 나선다. 2021년까지 550억원을 들여 3공장을 신축해 셀파우치 전용 생산라인도 갖출 계획이다.이 회사는 알루미늄 소재와 포일, 커피 비타민 등 분말 포장재, 화장품 및 마스크팩 포장재, 김 라면 음료 등 식품 포장재, 치약 튜브, 진단키트 파우치 등 300여 가지 알루미늄 포장재를 제약·식품·전자·생활용품 회사에 공급해 지난해 75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주력 제품인 제약용 포장재 ‘알루알루’는 폴리염화비닐(PVC), 알루미늄 포일, 나일론 등 3중 구조로 만든다. 습기와 산소, 자외선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하는 기능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허정현 연구소장은 “제약 포장재 생산라인에 최신 설비를 들여와 생산율을 26%(연 3600t) 높였다”며 “PVC를 대체하는 무독성 필름(CPP)을 사용하고, 알루미늄 포일 두께를 줄여 원가 절감과 외부 충격에 강한 친환경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이 회사는 알루미늄 소재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400억원)을 미국, 인도, 대만, 태국, 필리핀 등 19개 국가에 수출한다. 올해는 중국에 판매 법인을 설립했고, 내년에는 3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김 대표는 “셀파우치와 알루알루 전용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베트남 생산라인도 가동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증평=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인천 금곡동의 가구 표면 마감재 데코시트 전문업체 진영엘디엠(대표 심영수·사진)은 중국 시장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공장 증설과 생산설비 추가 구축에 나선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7월 경기 김포 대곶면에 있는 공장부지(2644㎡)를 18억원에 인수해 친환경 데코시트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내년 초 데코시트 생산에 필요한 코팅기와 압출기 등 최신 설비도 30억원을 투자해 들여온다.이 회사가 생산하는 데코시트 ‘데코진’은 가구와 건축자재 표면을 마감처리하는 일종의 필름이다. 심영수 대표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가구업체에 처음으로 제품을 공급한 2017년 수출액이 5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0배 증가한 20억원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 항저우, 쑤저우 등 수출지역을 넓히기 위해 제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생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 회사는 중국에서 친환경 가구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주문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컨테이너 4TEU(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 분량의 추가주문이 들어와 이달 공급할 물량만 12TEU에 이른다. 데코시트 길이로 14만7000m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내년 중국 수출 목표액을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난 40억원으로 잡았다.데코시트는 아크릴과 스티렌 등 합성수지 원료를 혼합해 만든 ASA수지를 사용해 생산한다. ASA수지로 가구 표면 마감재를 생산하면 사람의 지문자국 등 오염물질에 의한 황변성에 강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심 대표는 “김칫국물, 간장을 쏟아도 24시간 안에 닦으면 색이 변하거나 오염되지 않을 정도로 착색방지 기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지난달 개발을 끝낸 전자제품용 표면마감재를 내년부터 김치냉장고, 에어컨, 엘리베이터 등을 제작하는 대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심 대표는 “친환경 표면처리 마감재 기술이 뛰어난 독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대구시는 2022년 6월 완공 예정인 대구간송미술관의 설계안 선정을 위해 세계적인 건축가 여섯 팀을 지명해 국제설계공모를 추진한다고 25일 발표했다.시는 지난달 설계공모 전문위원회 추천으로 세 팀의 ‘초청 지명건축가’를 먼저 선정했다.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모더니스트이자 하이테크 건축가인 리처드 로저스(영국)와 20세기 모더니즘의 거장으로 불리는 알바루 시자(포르투갈)를 선정했다. 두 건축가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각각 2007년과 1992년 받았다. 국내에서는 조성룡 건축가가 초청건축가로 뽑혔다.공개모집을 통해 지난 20일 페르난도 메니스(스페인)와 김기석, 최문규 건축가 등 세 팀을 지명건축가로 선정했다. 지명건축가 공모에는 19개국 48개 팀이 참가했다. 시는 총 여섯 팀의 지명건축가를 대상으로 설계공모를 하고, 최종 당선작을 내년 3월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설계용역비는 19억5000만원, 공사비는 총342억5000만원이다. 심사위원에는 믈라덴 야드리치 오스트리아 빈공대 건축과 교수와 최재필 서울대 교수 등 총 다섯 명이 선정됐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