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인 '재능 재활' 돕는 이소현 오티스타 대표 "산학협력으로 자폐인 자활 꿈 지원하죠"
“정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산학협력을 통해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 때 자폐인도 진정한 자립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소현 오티스타 대표(이화여대 특수교육과 교수·사진)는 자폐인 재능 재활과 기업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자폐인의 재능으로 만든 각종 디자인제품을 전시하는 ‘2019 오티스타 전시회’가 서울 이화여대에서 지난 16일 개막했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올해로 8회째. 오티스타가 ‘산학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이야기’라는 주제로 마련했다.

오티스타는 2012년 자폐인의 재활을 돕는 이화여대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오티스타는 자폐(autism), 재능(talents), 재활(rehabilitation)의 합성어로 ‘자폐인의 재능 재활을 통해 별처럼 빛나게 한다’는 뜻이다. 자폐인 디자이너 10명을 포함해 16명의 직원을 보유한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휴대폰 케이스, 텀블러, 수첩, 에코백 등을 판매한다.

대기업·공공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기업들이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자폐인의 재능 재활이라는 오티스타의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 삼성전자 휴대폰 케이스를 디자인하거나 화장품 브랜드숍 어퓨와 디자인 협업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도 SK플래닛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오티스타의 실험은 장애인 자립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폐인 디자이너 직원들은 모두 정규직으로, 18세부터 30세까지 연령이 다양하다. 이 대표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자신의 재능에 맞는 일자리와 근무 환경이 주어진다면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전문가인 이 대표는 자폐인 디자이너의 상품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자폐인 디자이너가 제작했다는 이야기를 빼더라도 시장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알록달록 색감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자폐인 디자이너의 상품에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