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용돈 명목으로 받은 동전 모아 선행

경남 산청의 한 산골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이 1년 동안 모은 저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년째 기부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18일 산청군 시천면사무소 등에 따르면 신천초등학교 4학년 김대희 군은 지난 12일 오후 수업을 마친 뒤 아버지와 함께 면사무소를 찾았다.

김 군은 직원에게 파란색 돼지저금통 1개를 내밀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말했다.

저금통 안에는 10원, 50원, 100원, 500원 동전이 가득 들어 있었다.

총금액은 3만2천880원이었다.

김 군의 이런 선행은 이번이 5번째다.

김 군은 지난해 말에도 분홍색 돼지저금통에 1년 동안 아껴 모은 동전 2만4천650원을 담아 면사무소에 전달했다.

산골 초등생 5년째 저금통 기부…"어려운 이웃 위해 써주세요"
2015년부터 2017년까지도 어른 주먹 크기만한 작은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면사무소에 전달했다.

김 군은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에도 책 읽기 등 '착한 일'을 하거나 빨래 개기 같은 심부름을 해 아버지에게서 받은 용돈 명목의 동전을 한푼 두푼 아껴 저금했다.

김 군은 지난해부터는 매달 5천원씩 적십자회비도 내고 있다.

감 군 아버지 동언씨는 "2014년 산청으로 귀농한 다음 해부터 아들이 기부를 시작했다"며 "아들에게 항상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자고 얘기해왔는데, 아들이 이 뜻을 잘 이해하고 따라줬다"고 말했다.

면사무소 측은 저소득층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김 군이 기부한 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보낼 예정이다.

노용태 시천면장은 "적은 금액이지만 매일 아껴 모은 돈을 기부하는 어린 학생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