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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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88)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에서 열린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최근 골프·오찬회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주장으로 재판에 계속 불출석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씨에 대한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장 부장판사는 재판을 시작하며 "지난 기일에 피고인의 불출석에 관해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 재판부가 고민한 결과 이번 기일은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재판에서도 장 부장판사는 "알츠하이머 여부를 떠나 피고인이 고령이고 경호·질서 유지에 100여 명이 동원돼야 하는 점을 고려해 불출석을 허가했다"고 했다.

하지만 전씨가 지난 12일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1인당 20만원이 넘는 호화 오찬 회동을 하며 외견상 정정한 모습으로 대화하는 모습이 목격돼 논란을 빚었다.

이날 재판은 8번째 증인신문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된 11공수특전여단 61대대 소속 중대장 등 2명이 피고인인 전씨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전씨의 법률대리인은 육군 1항공여단 61 항공단장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건강 등의 이유로 2명만 출석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