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본회의 통과하면 내년 벽체·지붕 전면 보수

오랜 논쟁 끝에 문화재 등록으로 복원 결정된 충북 충주의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 보수공사 예산이 충주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충주 일제 식산은행 복원비, 반발 속 시의회 상임위 통과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16일 옛 조선식산은행 건물 보수 공사비(시비 3억750만원·전체 12억3천만원) 심사를 벌여 표결 끝에 찬성 5, 반대 3, 기권 1표로 원안 의결했다.

시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이 예산이 확정되면 국비 6억1천500만원, 도비 3억750만원을 합쳐 내년에 벽체와 지붕 등을 전면 보수할 예정이다.

이 건물 철거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매일 예산 편성 반대 시위를 벌이고, 행복위 소속 의원들도 문자메시지로 압박을 받아지만, 상임위는 '보수공사 진행'에 힘을 실었다.

'조선식산은행 건물 복원 반대 시민행동'은 지난 9일 "아픈 역사도 역사인 것은 맞지만, 지배와 수탈의 도구로 사용된 곳은 침략과 수탈을 미화할 우려가 있다"며 "시는 등록문화재 뒤에 숨지 말고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고 주장, 복원·철거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충주시 관계자는 그러나 "공청회 등 민주적 절차에 의해 등록문화재 신청을 했고, 등록문화재가 된 만큼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1933년 12월 건립된 성서동의 일제 조선식산은행(부지 830㎡·건물면적 320㎡)은 한성농공은행 등 6개 은행을 합병해 설립한 기관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함께 일제가 우리 민족자본을 수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근대 건축물로서 가치가 높다는 복원 찬성 의견과 건물 훼손이 심해 복원이 무의미한 데다 일본의 식민역사라는 반대 의견이 대립하다가 2017년 5월 문화재청의 판단으로 등록문화재 제683호로 등록되자, 충주시는 외부 보수공사 계획을 세웠다.

시는 외부 복원을 마무리한 뒤 이곳을 충주박물관이 수집·보관 중인 근대유물 자료를 전시하는 근대문화전시관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