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협의가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 협의가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미군 용산기지 반환 절차가 시작됐다. 실제 반환이 이뤄질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11일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에서 미국과 제200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용산기지의 SOFA 규정에 따른 반환 절차 개시'를 합의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1952년 정부가 미국에 공여한 용산기지를 반환하는 논의는 서울 인구 증가와 교통 불편 민원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3월 미군 기지 이전 검토 지시를 내렸고 1990년 6월 미국과 용산 기지 이전에 관한 기본합의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용산기지를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2005년 용산 기지를 국가 주도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2007년 용산공원조성 특별법도 제정됐다.

반환 절차가 시작됐지만 실질적인 반환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제 반환계획을 수립하고 환경조사를 한다. 현시점에서 반환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OFA 반환 절차는 △반환 협의 △환경조사/협의 △반환건의 △반환승인 등 크게 네가지로 구분된다. 용산기지는 첫 단계인 반환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과 반환 구역과 면적을 협의해야 하며 환경 정화에도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에서 유해물질인 벤젠이 기준치의 최대 1170배 초과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과거 기지 내부에 누출됐던 유류가 현재까지도 잔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용산기지 일대 토양정화 작업을 하고 2022년부터 공원 조성에 들어가 2027년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다만 미국과 오염 책임 정도를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쉽게 반환이 완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한미군이 용산기지 상당 부분을 이미 비웠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용산기지에 있던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 6월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입주했다. 미 8군 사령부도 2017년 7월 평택으로 옮겼다.

올해 10월 주한미군은 육군병원, 장병 세탁소 등 용산기지 내 장병 및 가족을 위한 편의시설을 대부분 폐쇄했다. 현재 용산기지에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 등 일부 시설만 남았으며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도 조만간 평택으로 이전한다.

정부 관계자는 "용산공원 조성이 늦어지지 않도록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